[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의 첫 승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동안 홈런 포함 3피안타 2볼넷을 내줬지만 6개의 탈삼진을 곁들이며 2실점,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팀의 6-2 승리를 견인했다.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승도 함께 따라왔다.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2.13. 투구수 101개 가운드 스트라이크는 67개였고, 최고 구속 90마일(약 150km)의 직구(50개), 체인지업(28개)에 커브(8개), 슬라이더(15개)를 적절히 섞어 던졌다.
류현진은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들 가운데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역사상 국내 무대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상훈(현 고양 원더스 코치), 구대성(호주 시드니 블루삭스)은 일본프로야구를 거친 뒤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2경기 만에 승리를 따내며 한국 야구사에도 한 획을 긋게 됐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승리를 따낸 순수 한국인은 박찬호, 조진호,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 봉중근, 백차승, 류제국까지 총 8명. 류현진은 빅리그에서 승리투수가 된 역대 9번째 한국인이다. 류현진은 KBO에서 경험을 쌓고, 인정받은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번째 케이스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빠른 적응력으로 팀에 녹아들었고, 데뷔 후 2번째 선발 등판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린 류현진이다.
다저스 홈 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1회초 첫 4명의 타자에게 홈런 포함 2안타 1볼넷으로 2실점했던 류현진은 이후 18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면서 안타 1개와 볼넷 1개만을 내줬다.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자랑했다. 그가 7회초 선두타자 페드로 알바레스를 삼진 처리하고 교체되자 홈 팬들은 기립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한국에서 온 이방인 투수의 2경기 연속 호투에 환호를 보냈다.
류현진은 데뷔전인 지난 3일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 두 번째 타석에서 타격 후 전력질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홈 팬들의 야유를 들었다. 하지만 이날 선보인 류현진의 호투에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당시 팬들의 야유는 '무조건 전력으로 뛰라'는 것보다는 '메이저리그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신인으로서 적극적인 플레이를 보여달라'는 의미였을 터. 류현진의 이날 호투는 팬들의 우려를 불식하기에 충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류현진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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