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중문화부] 전 프로게이머 마재윤이 개인 방송을 통해 심경을 밝혔다.
과거 E스포츠계의 스타 선수였던 마재윤은 경기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2010년 10월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뒤, E스포츠계에서 영구제명됐다. 2011년 6월부터는 인터넷을 통해 개인 방송을 하고 있다.
그가 개인방송을 시작하자 물의를 빚었음에도 대중에 모습을 나타내려 한다며 논란이 일었고, 그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마재윤닷컴'이라는 사이트가 생기는 등 큰 파장이 일었다. 그런데 1년 8개월만이 다시 지난 시점에서 마재윤은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마재윤은 최근 개인 방송을 통해 자신이 사건에 연루된 것은 잘못이지만 승부 조작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았음을 밝히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오해할 수 있게 내가 저지른 잘못은 이렇다. 한 선수가 나에게 선수들을 한 번 꼬셔보라고 얘기했다. '어떻게 해야 되냐' 물었더니 '너도 했다고 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그렇게 얘기를 한 적이 두 번 있었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 간에 '마재윤도 했다'고 말이 오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일에 나도 브로커로서 연루돼 가담을 했다"며 "나는 두 명의 프로게이머에게 돈을 건네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이익을 챙긴 금액은 총 15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마재윤은 "그 때 일에 연관이 돼 있는 것에 대해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반성 하고 있다. '정말 멍청했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생각한다"며 "내가 (승부 조작 가담 권유에 대한 내용을) 말한 선수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음은 본지에서 정리한 마재윤의 심경 고백 전문.
언젠가 한번은 말씀드리려 했다. 지금에야 말하는 이유는 당시에 조사를 받거나 벌을 받은 다른 게이머나 일반인 분들에까지 피해가 갈까봐 망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을 생각하기에는 내가 받아들이기가 좀 클 컷 같았다.
앞으로도 (승부조작 사건 연루에 대한 부담을) 업고 갈 자신이 없다. 지금까지 있어 왔던 것도 많이 힘들었다.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것도 그런 잘못을 했던 것도 내 잘못이다. 그 때의 프로게이머 마재윤이 얼마만큼 잘못을 했건 연관이 돼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잘못이었다. 반성은 요즘도 하고 있다. '정말 멍청했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생각한다. 정말 많은 걸 느끼고 많은 생각을 했다.
얘기를 하니까 정말 마음이 가볍다. 내가 지금 드렸던 말씀은 하나도 거짓이 없다. E스포츠 관계자 분들이건 어떤 분들이 됐건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말할 수 있는 분이 있다면 말씀을 하셔도 좋다.
내가 오늘 하는 말로 인해서 파장이 클 수도 있다 생각한다. 오히려 그 때 당시 E스포츠 협회에서는 사건을 묻으려 했다. 그 때 당시 내 어머니가 '이런 걸 다 밝히자'고 얘기했지만, 나는 '밝혀서 뭐하냐. 이왕 이렇게 된 것 넘어가자' 했었다. 아마 (협회 쪽도) 그 때 당시 자료를 갖고 있을 것이다.
기사라는 게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걸 느꼈다.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끝난 상황인데, 교도소를 갔다 온 걸로 알고 계신 분도 있다. 검찰 경과를 직접 검색 해보시면 좋겠다. 어떤 판정이 났고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그 걸 봤다면 사람들이 왜 이렇게 잘못 알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한다.
이것 하나는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어찌 됐건 그 일에 나도 브로커로서 연루돼 가담을 했다.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고, 나로 인해서 E스포츠에 피해가 간 점 등 나로 인해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죄송하다. 매일 응원 와주셨던 분들 생각도 난다. 대회장 가면 봤던 관계자 분들이 아직까지 생각난다.
나는 두 명의 프로게이머에게 돈을 건네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이익을 챙긴 금액은 총 15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늘 심경 고백하는 이유는 '나를 욕하지 말아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 얘기를 하는 것이며 판단은 여러분에게 맡기려 한다.
내 입장에서 답답했던 것이 많았다. 정말 죄송하다.
정말 인기가 많았던 게임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고 아끼던 E스포츠 종목이라는 걸 나도 알고 있다.
여러분들이 오해할 수 있게 내가 저지른 잘못은 이렇다. 한 선수가 나에게 선수들을 한 번 꼬셔보라고 얘기했다. '어떻게 해야 되냐' 물었더니 '너도 했다고 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그렇게 얘기를 한 적이 두 번 있었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 간에 '마재윤도 했다'고 말이 오갔다.
내가 그렇게 한 행동은 정말 잘못됐다. 그리고 그렇게 내가 말한 선수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방송을 하는 것도 지금은 적응이 됐다. 초반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물론 돈도 벌고 BJ라는 게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닌가. 내 경우 밖에 나가서 사람을 만드는 게 무섭고 힘들어서 하게 됐다. 처음에는 캠코더를 켜지 않고 목소리로만 말을 했다. 방송이 용기를 찾게 된 경험이 됐다. 초창기에는 방송을 해도 말 한마디 하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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