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올림픽, 월드컵이 없는 해로 국가대항전보다 프로스포츠가 더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포츠 관계자들은 올 9월 열리는 IOC총회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2020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 IOC 가맹단체 승인, 올림픽종목 선택 등을 결정한다. 분야별 스포츠 단체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20년 올림픽 개최지의 강력한 후보로 일본 도쿄와 스페인 마드리드가 손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쿄의 우세를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이 끝난 뒤 도쿄올림픽 홍보에 전념하고 있다. 일본은 야구선수부터 아이돌 스타를 포함한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올림픽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스포츠적인 이유
도쿄올림픽 유치위와 도쿄도는 유치위원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기 아이돌 AKB48부터 야구의 마쓰이 히데키, 축구의 하세베 마코토, 탁구의 후쿠하라 아이까지 다양한 종목의 대표선수들을 선정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있다. 니칸 스포츠는 유치위의 위원 선정에 대해 “올림픽 유치인데 비올림픽 종목인 야구, 스모, 검도, 골프 선수들이 포함됐다. 왜일까”라고 의문 부호를 달았다.
유치위는 비올림픽 종목단체에 ‘(올림픽 유치가 성공하면)시범종목 선정은 물론 시설 개보수를 주도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사실 일본이 내세울 스포츠들은 대부분 비올림픽 종목이다. 유도를 뺀 야구, 스모, 검도, 골프는 비올림픽 종목이다.
유치위는 비올림픽 종목의 인기를 빌려 국내 지지를 높이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았다. 또 해당종목 단체들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시설 확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니칸 스포츠는 “현재 시설 확충을 보장받지 못한 단체는 바보로 낙인 찍힐 것”이라며 유치위와 종목단체간 '윈-윈 게임'을 시사했다.
야구는 올림픽 유치에 적극 협력하면서 시범종목 진입과 500여개 아마추어 야구장의 시설 확장을 약속 받았다. 스모는 전용체육관, 검도와 골프 역시 시범종목 진입을 약속받은 상태다. 일본의 스포츠 관계자들은 도쿄올림픽 유치가 오랫동안 정체된 일본 스포츠의 인프라 확충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내건 올림픽 유치 효과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부동산 거품경제 해소, 교통시설 정비, 비활용토지 매각 등이다.
국가 주관으로 부동산을 정비하면서 1980년대부터 이어진 '버블경제'를 잠재우겠다는 각오다. 교통시설의 경우, 경기 장소를 도쿄 외곽까지 확대해 시설 정비를 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마지막으로 비활용토지는 '자투리 땅'을 정리해 전반적인 인구밀집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생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올림픽에 대해 경제효과 30조, 고용창출 효과 70만명을 예상했다. 하지만 언론과 각 단체들의 완벽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올림픽 개최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많다.
완벽한 계획에도 불협화음
유치위는 11개의 경기장만 신축하고 나머지 시설은 그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관광지로 알려진 도쿄 오다이바 섬을 그대로 올림픽 경기장으로 사용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적지않은 충격을 줬다.
환경올림픽, 교통올림픽이라고 불릴 정도로 치밀한 계획을 세웠지만 내부 의견이 단일화되지 않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의 조사결과 일본 국민의 53%만이 올림픽 개최에 동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반대 의견은 명확하다. 원전 사고 후 복구 중인 후쿠시마 개최 여부, 도쿄도의 재정난, 도지사의 무분별한 예산 책정 때문이다. 일본은 유치위를 운영하며 이미 한화로 750여억원을 쓰며 돈 먹는 하마가 됐다. 또 유치 성공시 13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세금 폭탄을 예고한 상태다.
니칸 스포츠는 “올림픽 유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득만 바라본 사람들이 뭉쳐있다는 것이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누구하나 희생하지 않고 자신의 경계 안에서만 지지를 외친다”며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비쳤다. 일본에서는 큰 의견 차이를 보이는 올림픽 유치, 국제사회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국제사회 반응 ‘진정성 없다’
국제사회는 도쿄올림픽에 관해 전체적으로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는 의견이다. 특히 일본은 그동안 개최한 스포츠 이벤트에서 신뢰도를 잃어버렸다. 아시아 내로 한정짓자면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범아시아권 대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 약소국 지원에도 소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약소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후진국 보다는 경제력 중상위 국가를 대상으로 유치활동을 진행 중이다. IOC의 한 위원은 일본의 치명적 단점에 대해 지적했다. “2016년 유치 시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지적된 약소국 지원에 대한 해법이 없다”며 직설적인 비판을 가했다.
현재 일본은 환경올림픽, 안전올림픽, 과학올림픽 등의 유치활동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올림픽의 진정한 목표인 인류애, 화합이 없는 자기자랑 올림픽일 정도다. 일본 내 일부 전문가들은 “내수시장이 큰 탓에 해외보다는 국내에 치중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여러 우려가 있는 가운데 현재 일본이 우세한 개최지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 각 스포츠 베팅사이트는 도쿄가 마드리드를 결선투표에서 이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모든 유명인을 총출동시켜 올림픽 개최의 당위성을 알리고 있다. 나라 전체적으로 전환점을 찾고자 올림픽에 목을 메는 중이다. 올림픽 개최는 오는 9월 결정된다. 일본은 과연 웃을 수 있을까.
[사진=일본축구대표팀과 AKB48 ⓒ 게티이미지 코리아, 엑스포츠뉴스DB]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