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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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핀 차세대 거포' 이두환의 마지막은 외롭지 않았다

기사입력 2012.12.22 03:00 / 기사수정 2012.12.22 03:16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차세대 거포' 이두환(전 두산-KIA)은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자신을 돕는 자선경기가 열린 바로 그날이다. 하지만 마지막은 외롭지 않았다. 그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이두환은 21일 오후 5시 30분 세상을 떠났다. 뼈암의 일종인 대퇴골두육종으로 투병 중이던 '차세대 거포'는 결국 병마를 이겨내지 못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재기가 가능할 거라 믿었지만 올해 말부터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암세포가 폐로 전이됐고 한쪽 다리까지 절제해야 했다.

그럼에도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폐의 ⅔까지 암세포가 전이됐다. 병원에서도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전했단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야구계 동료들은 발벗고 나서 모금 활동을 펼쳤다. 중·고등학교 동문과 소속팀 동료들도 그를 돕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21일 오후에는 이두환이 졸업한 이수중-장충고 동문과 전 소속팀 두산 베어스 동료들, 연예인 야구단이 자선 경기를 가질 예정이었다. 이들은 많은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빠짐없이 목동구장을 찾았다. 모금 운동에 앞장섰던 중, 고교 시절 은사인 유영택 NC 다이노스 스카우트도 함께했다. 

두산 동료들은 지난 15일 자선행사를 했고, 20일에는 넥센 이택근, 송지만, 박병호가 선수단 대표로 병원을 찾아 300만원을 전달했다. NC 이태일 대표는 구단 관계자에게 "이번 일에 신경 써서 기부하라"고 당부하며 200만원을 전달했다. 이두환의 모교인 장충고 학부형과 이사장, 학생들도 모금 운동에 동참했다.

그라운드를 뒤덮은 눈 탓에 자선경기가 취소됐지만 자선경매는 성황리에 끝났다. 팬들도 적극 동참했다. 삼성 이승엽이 올해 한국시리즈 MVP 당시 사용했던 방망이는 48만원에 낙찰됐다. 임태훈의 스파이크도 21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이날 자선경매에서 벌어들인 수익금 전액은 이두환에게 전달될 예정이었다. 경남 창원에서 달려왔다는 한 팬은 "좋은 일에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두환이 '가장 친한 친구'라고 했던 임태훈은 "(이)두환이를 바라보면 눈물을 참기 어려웠다"며 "내일(22일)은 2006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멤버들과 함께 일일 호프를 열 예정이다. 다음날(23일)에는 함께 모여 두환이를 찾아갈 것"이라며 경기를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나 이두환은 이날 오후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동료들의 슬픔이 얼마나 클지 짐작이 간다.  

이렇게 '차세대 거포' 이두환은 프로 통산(1군 기준) 2시즌 동안 14경기 출장 타율 3할 8리(26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의 기록을 남긴 채 하늘나라로 떠났다. 한 야구인은 "야구를 좀 알아 가고 할만할 때 이렇게 되니 너무 안타깝다. 정말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두환은 자신을 돕는 자선경기 열린 바로 그 날 세상을 떠났다. 한창 기량을 꽃피울 25세의 나이, 야구인들의 아쉬움이 더욱 큰 이유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함께했기에 그의 마지막은 외롭지 않았다. 모든 야구인은 바랄 것이다. 하늘에서는 이두환이 그토록 원하던 '거포 야구선수'의 꿈이 꼭 이뤄지기를.



[사진=이두환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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