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36년 만의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이 '복병' 터키에 아쉽게 패했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 터키와의 B조 조별예선전 4차전에서 2-3으로 석패했다.
한국은 강호 세르비아와 브라질을 연파하며 8강 진출의 청신호를 밝혔다. 만약 터키를 잡았더라면 8강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었다. 하지만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며 승점 1점을 확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김형실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이 반드시 3승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서브리시브가 흔들린 점이 가장 아쉬웠다. 또한 터키가 (김)연경이를 워낙 잘 알고 있다보니 견제가 심했다"고 총평했다.
김연경(24)은 지난시즌 터키 명문 구단인 페네르바체에서 활약했다. 터키 리그에서 활약한 김연경은 자국 선수들에게 매우 잘 알려져 있는 상태다. 특히 터키의 주전 세터인 나즈 아이데미르는 김연경과 함께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강호들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면서 상승세를 탔다. 당초 목표인 예선 3승에 한걸음 다가섰지만 목표 달성을 위한 부담감이 독으로 작용했다고 김 감독은 평가했다.
2승2패를 기록한 한국은 승점 7점을 확보해 B조 2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에 패한 중국은 한국과 2승2패 승점 7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한국이 중국을 잡으면 100% 8강에 진입할 수 있지만 3-0이나 3-1로 패해 승점 1점을 확보하지 못하면 자력으로 8강 진출을 할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해 김 감독은 "터키와의 경기에서 패해 중국전에 부담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력으로 8강에 오르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중국 전은 반드시 이기는 자세로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터키 전의 가장 큰 패인은 한국의 약점인 서브리시브에 있었다. 팀의 살림꾼 역할을 하는 한송이(28, GS칼텍스)의 리시브가 무너지면서 힘든 경기를 치러야 했다.
김 감독은 "오늘 (한)송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송이를 비롯해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기 때문에 우리의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중국전을 대비해 송이를 쉬게 해줬다"고 말했다. 또 김 감독은 "터키는 범실이 적은 팀이고 연경이를 워낙 잘 알기 때문에 변화를 주고자 (황)연주를 투입했다. (김)희진이가 브라질전에서 부진했던 점도 고려했다. 그러나 연주의 기용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앞으로 라이트 운영은 희진이 위주로 가겠다"고 덧붙었다.
터키 전이 끝난 뒤 선수들의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한식을 먹였다는 김 감독은 "3승에 대한 부담감이 커서 터키의 기세에 밀린 것 같다. 계속 상대에 끌려다니는 경기를 하다 보니 결과도 좋지 못했다. 분위기도 반전되지 않아서 우리의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5일 저녁에 열리는 중국과의 예선전 마지막 경기 결과가 8강 진출의 향방을 결정하게 됐다. 김 감독은 "연경이를 살리려면 서브리시브가 잘 되고 센터와 라이트 쪽에서 공격이 풀려야 한다. 남은 시간동안 터키 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반드시 8강에 자력으로 진출하겠다. 터키와의 경기는 앞으로의 여정에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비록 터키에 패했지만 승점 1점을 추가했기 때문에 8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중국과의 경기에서 최소 승점 1점만 확보해도 8강에 진출할 가능성은 크다.
[사진 = 한국여자배구대표팀 (C) FIVB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