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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업 V] '런던행' 확정지은 女배구, 전성기 다시 오나?

기사입력 2012.05.28 09:3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여자배구는 지난 8년 동안 침체기를 걸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일본을 3-0으로 꺾은 뒤 환호성을 내질렀던 영광은 쉽게 재현되지 않았다.

한국이 아테네올림픽이후 일본1진을 제압하는데 걸린 기간은 무려 8년이었다. 22연패의 수모를 맛본 뒤 이번 런던올림픽 예선전에서 처절하게 앙갚음했다. 또한 4년 전에는 베이징올림픽 진출 좌절이라는 시련도 겪었다.

인고의 세월을 거친 한국여자배구는 이번 런던올림픽 진출을 통해 새롭게 거듭났다. 당초 한국은 상위 3개 팀을 제외한 아시아 1위를 노렸다. 하지만 5승2패를 기록하며 전체 2위에 오르는 성과를 이룩했다. 목표치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올린 한국은 7전 전승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러시아의 뒤를 이었다.

런던올림픽을 향한 집념이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4월 초부터 소집됐다. 기나긴 시즌을 마친 선수들은 하나 둘 씩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 모두들 시즌을 마친 상황이라 몸이 무거웠지만 반드시 올림픽에 가고 싶다는 열의로 똘똘 뭉쳤다.

4년 전에 열린 베이징올림픽 예선전 때는 주축 선수들이 모두 부상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선수들의 합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팀의 사기도 떨어졌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올림픽 진출 실패라는 참담한 결과로 돌아왔다.

4년 전의 겪은 과오는 선수들은 물론 지도자와 협회에 큰 자극을 줬다. 4년 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서로 대표팀에 들어가려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리고 진천선수촌에 모인 12명의 대표 선수들은 치열하게 이번 예선전을 준비했다.

이번 예선전에서 살림꾼 역할을 훌륭히 해낸 한송이(27, GS칼텍스)는 "나와 (김)해란이까지는 이번이 올림픽에 출전할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에 진출하는 기회가 쉽게 오지 않기 때문에 힘들어도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배구의 대들보인 김연경(24, 터키 페네르바체)은 "대표팀의 분위기는 매우 좋다. 서로 하고자하는 의지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을 볼 때 예선전 결과도 좋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예선전을 앞두고 중국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중국대표팀과 실전 같은 연습 경기를 치렀다. 김형실 대표팀 감독은 "중국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온 점도 우리가 올림픽에 진출하는데 큰 효과를 안겨줬다. 중국대표팀과 실전 같은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90년대 여자배구의 전성기를 다시 재현하려면?


여자배구는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이 의미는 매우 특별하다. 지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잘할 수 있는 구기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배구의 전성기는 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꾸준하게 진행됐다. 그리고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최고의 전성기가 진행됐다. 장윤희, 이도희, 박수정, 홍지연, 정선혜(전 GS칼텍스) 그리고 김남순(전 한일합섬) 등이 합세한 여자배구 대표팀은 국제무대에서 승승장구했다. 특히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는 중국과 일본을 연파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들의 뒤를 이어 구민정, 강혜미(이상 전 현대건설)와 장소연(인삼공사) 등의 인재들이 출연했다. 특히 강혜미와 장소연은 전광석화 같은 이동속공을 구사하며 배구 강호들을 위협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전을 앞두고 이들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로 다시 뭉쳤고 결국 후배들과 함께 예선전에 출전해 러시아와 이탈리아를 꺾으며 아테네행을 결정지었다.

한국 여자배구의 전성기는 여기까지였다. 그 이후로 암흑기가 찾아왔지만 마침내 다시 도약의 날개짓을 펼치기 시작했다.

김형실 감독은 "올림픽을 향한 선수들의 집념과 김연경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었다는 점이 우리의 장점이었다. 이제 남은 기간 동안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났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에 대해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우리 팀은 공격적인 배구를 펼쳤다. 높이와 공격력은 발전했지만 앞으로 이를 받쳐줄 수 있는 서브리시브와 콤비플레이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MVP인 김연경은 이번 대회에서 3관왕(득점, 공격성공률, 서브리시브)에 등극했다. 세계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버티고 있는 점이 한국의 장점이다. 하지만 이를 받쳐줄 수 있는 다양한 공격패턴을 있을 때 에이스의 활용도는 더욱 살아난다.

레프트 보공인 한송이는 이번 대회에서 안정된 리시브로 끝까지 팀을 지켰다. 또한 리베로인 김해란(27, 도로공사)도 끈질긴 수비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남은 기간 동안 수비와 리시브가 더욱 튼튼해지면 한국의 전력은 한층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한국여자배구는 탄탄한 기본기와 조직력이 장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주전 선수 대부분이 180cm를 넘어섰고 김연경이라는 세계 톱클래스의 선수를 보유했다.

강한 공격력에 이를 살려줄 수 있는 수비력이 강화되면 한국여자배구의 전성기는 다시 도래할 수 있다.



[사진 = 한국여자배구대표팀 (C) FIVB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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