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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페어의 마에스트로' 은반 위를 떠나다

기사입력 2012.05.11 09:4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페어의 마에스트로' 쉔 슈에(34)-자오 홍보(39) 조가 은반을 완전히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국내 팬들은 김연아(22, 고려대)에 열광했다. 한국 피겨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전 국민들을 열광시켰다.

김연아가 '피겨 스케이팅의 꽃'인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때 중국은 페어 부분에 열중해 있었다. 바로 '페어 세계챔피언'인 쉔 슈에-자오 홍보 조가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쉔-자오 팀은 2007년 도쿄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은반을 떠났다. 2006~2007 시즌동안 이들은 6개 대회에 출전해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업적을 달성했다. 세계선수권 3회 우승을 일궈내며 명예롭게 은퇴를 선언했지만 정복하지 못한 꿈이 있었다. 바로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2년 동안의 공백기를 깨고 이들은 밴쿠버 올림픽이 열리는 2009~2010 시즌에 복귀를 선언했다. 2년의 공백에 우려를 표시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쉔-자오 팀의 기량은 녹슬지 않았다.

2개의 그랑프리 시리즈(Skate America, Cup of China)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건재를 과시한 이들은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뤄냈다. 같은 국적의 라이벌이었던 팡칭-통 지안 조를 제치고 정상에 우뚝 선 이들은 피겨 역사상 가장 뛰어난 페어 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두 사람이 보여주는 절묘한 호흡에서 이들을 따를 팀이 없었다. 정교한 리프팅과 힘이 넘치는 드로우 점프는 물론 두 사람이 펼치는 연기는 당대 최고였다. 쉔-자오 조는 중국이 페어의 강국임을 증명했고 올림픽에 4번 도전해 금메달을 획득하는 3전 4기의 뚝심을 보여줬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한 이들은 5위에 올랐다. 4년 뒤에 열린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페어 올림픽 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이룩했다.

하지만 이들의 꿈은 동메달이 아닌 금빛으로 빛나는 '금메달'이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세 번째로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또다시 동메달에 만족해야했다.

평생의 꿈인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이들은 2년의 공백을 깨고 복귀를 선언했다. 팡칭-통 지안은 물론 자국 후배인 장단-장하오 조의 거센 도전을 받았지만 이들의 도전을 제치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쉔-자오 조는 뱀쿠버 올림픽 이후 꾸준하게 김연아의 아이스쇼에 출연했다. 이 공연으로 국내 피겨 팬들에게 친숙해졌다. 특히 지난해 4월에 열린 김연아 아이스쇼에서는 '명품 연기'를 펼쳐 한국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쉔-자오 조가 2003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할 때 선보인 '투란도트'는 페어 프로그램의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연기한 '아다지오 G 마이너'도 페어 역사에 길이 남을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페어는 드로우 점프와 리프트 등 힘든 기술이 수반되는 종목이다. 서로 간의 믿음과 호흡이 조금이라도 불일치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훌륭한 파트너에서 부부로 발전한 이들은 출산을 위해 은퇴를 선언했다.

다음달 15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쉔-자오 아이스쇼(아티스트리 온 아이스)’에서 고별 공연을 가질 이들은 김연아를 초청했다. 지난 1992년 중국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20년 동안 주옥같은 연기를 펼친 이들은 페어 스케이팅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



[사진 = 쉔 슈에, 자오 홍보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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