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김민재가 유럽 5대 리그 중 두 곳의 왕좌에 앉기 위한 마지막 스퍼트를 내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사 최초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벨기에 국적의 월드클래스 센터백 뱅상 콤파니 감독이 이끄는 뮌헨은 5일(한국시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 있는 WWK아레나에서 열린 아우크스부르크와의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뮌헨은 이번 경기 결과로 리그 28경기 승점 68점(21승 5무 2패)으로 1위를 유지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같은 경기 승점 28점(10승 9무 9패)으로 8위를 기록했다.
뮌헨이 승점 3점을 추가했다. 독일 리그 왕좌에 한 발짝 더 전진했다. 한 경기 덜 치른 2위 레버쿠젠(승점 59)이 추격하기 쉽지 않다. 뮌헨이 남은 6경기 중 5경기를 패하고 레버쿠젠이 7번 남은 모든 경기를 이겨야 뮌헨의 우승이 무산되는 상황이다.
많은 축구 팬들이 뮌헨의 압도적 승리를 예상했다.
두 팀은 최근 31번의 맞대결을 진행했다. 여기서 뮌헨이 25번 승리해 81%라는 압도적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겨우 4번 승리했다. 이번 경기 또한 승률이 13%밖에 안 됐다.
뮌헨이 많은 부상자 때문에 전력이 아니었다. 그래도 김민재를 포함해 해리 케인, 자말 무시알라 등 수준급 선수들은 충분히 많았다. 그래서 뮌헨 승리에 무게가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선제골을 넣은 건 홈 팀 아우크스부르크였다. 전반 30분 프리킥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왼쪽 측면에 있는 디미트리스 얀눌리스에게 공이 갔다. 콘라트 라이머가 공중볼 경합에 실패하면서 얀눌리스가 공을 소유했고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해 우르비히를 뚫고 골망을 흔들었다.
뮌헨이 반격했다. 전반 42분 김민재의 패스를 받은 레로이 자네가 왼쪽 측면 드리블 돌파를 한 뒤, 낮은 크로스를 시도했다. 박스 안에서 혼전 상황이 있었지만, 흐른 공을 자말 무시알라가 오른발 슈팅으로 밀어 넣어 골문을 흔들었다.
팽팽한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흐름이 바뀐 건 아우크스부르크의 퇴장이었다. 후반 13분 후방에서 김민재의 롱패스가 넘어갔고 수비가 터치 실수로 케인에게 공을 뺏겼다. 이후 케인에게 백태클이 들어간 아드리안 제시거가 두 번째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다.
뮌헨은 해당 자리에서 프리킥을 진행했다. 후반 15분 올리세의 얼리 크로스를 케인이 강력한 헤더로 밀어 넣어 역전에 성공했다.
상대가 무너졌다. 뮌헨은 쐐기까지 박았다. 자네가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했다. 이게 크리스라인 마츠시마를 맞고 굴절됐다.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 자책골로 기록됐다. 이후 양 팀 추가득점 없이 경기는 뮌헨의 3-1 승리로 종료됐다.
김민재의 활약에 많은 축구 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그는 이번 아우크스부르크전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패스 정확도 94%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이는 이번 경기 뛴 선수 중 가장 높은 정확도였다.
또 터치 92회, 긴 패스 성공률 50%(2/4), 걷어내기 4회, 헤더 클리어 2회, 가로채기 1회, 등 기록했다.
폿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7.7을 부여했다. 뮌헨 선수단은 평균 7.5점을 받았다. 김민재의 활약이 준수했다는 뜻이다. 수비진에서는 스타니시치의 뒤를 이은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었고, 팀 전체를 놓고 봐서도 네 번째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소파스코어'는 김민재에게 7점을 남겼다. 독일 유력지 '빌트' 역시 김민재에게 3점이라는 준수한 평가를 매겼다. 독일 언론 평점은 점수가 낮을수록 높은 점수로 해석하면 된다. 최고 평점은 1점, 최하는 6점이다.
독일식 평점 기준에서 3점은 평균적인 활약을 의미하지만, 유독 수비진에게 박복한 평가를 내리는 매체인 빌트가 3점을 부여했다는 것은 김민재의 활약을 인정했다는 해석해도 무방하다.
뮌헨 소식을 집중적으로 전하는 '바바리안 풋볼 워크스' 김민재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7점을 부여하며 그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매체는 팀 내 최고의 수비진에게 부여하는 '카이저(황제)' 칭호를 부여하며 "수비를 이끄는 책임은 김민재에게 맡겨졌다. 그는 부상을 당하지 않은 유일한 주전 선수였다"면서 "대부분의 센터백에게는 높은 수비 라인을 운영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 김민재에게는 예외였다. 그는 스타니시치, 다이어, 라이머와 함께 수비를 완벽한 상태로 유지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뮌헨이 리그 우승에 가까워지고 있다. 김민재가 만약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를 우승하면 지난 2022-2023시즌 나폴리 소속으로 이탈리아 세리에 A 우승한 이후 다시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왕좌에 오른다.
한국 축구 역사상 해당 리그 중 두 곳 이상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없다. 박지성, 이강인이 각각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와 프랑스 리그1 우승을 거뒀으나 두 개의 리그 우승은 없다. 김민재가 최초다.
뮌헨은 내친 김에 더블(2관왕)을 노린다.
뮌헨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라있다. 대회 결승전이 뮌헨 홈구장에서 열린다. 뮌헨도 우승 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박지성 이후 처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하는 아시아 선수가 탄생할 수 있다.
뮌헨은 오는 9일 오전 4시 홈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2024-2025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경기를 펼친다.
사진=연합뉴스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