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토트넘 홋스퍼를 이끌고 최악의 부진을 보여주고 있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불만을 토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한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있는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첼시에 0-1로 패했다.
토트넘이 또 졌다. 이번 결과로 리그 30경기 승점 34점(10승 4무 16패)으로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대로 첼시는 같은 경기 승점 52점(15승 7무 8패)으로 4위를 기록했다.
손흥민이 선발 출전해서 90분 풀타임을 확약했다. 그러나 팀의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토트넘은 무득점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첼시는 후반 5분 왼쪽 측면에서 콜 팔머가 왼발로 크로스를 올리자 엔소 페르난데스가 골대 정면으로 쇄도, 강력한 헤더로 마무리해 선취골을 터트렸다. 이번 경기 유일한 결승골이 됐다.
경기 종료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분노했다.
'AP통신'은 4일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첼시와 경기에서 동점골이 취소된 이후 비디오 판독(VAR)이 경기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주장한 내용을 보도했다.
같은 날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또한 같은 내용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분노한 장면은 후반 24분에 나온 상황이었다. 토트넘의 파페 사르가 센터 서클 부근에서 카이세도와 경합한 뒤 공을 몰고 첼시 골대로 질주해 골망을 흔들었으나, VAR 확인 결과 사르가 카이세도의 무릎을 걷어찬 걸로 확인됐다. 결국 토트넘의 득점은 취소됐다.
매체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봐라, 이게(VAR) 경기를 망치고 있다. 더 이상 우리가 알고 있던 축구가 아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12분 동안 서서 기다릴 뿐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드라마틱한 결과와 논란만 좋아한다. 아마 이번 일은 24시간 내내 많은 이야기가 나오며 화제가 될 것이다"라며 "모두가 원하는 건 이런 거다. VAR은 경기의 스릴을 망치고 있다. 심판이 정확히 관련 상황을 목격해도 판단에 6분 이상 걸리면 그게 맞는 건가?"라고 말했다.
또 "곧 AI(인공지능)가 심판을 대신할 것이다. 심지어 어떤 천재가 나타나 선수가 필요 없는 축구를 만들지도 모른다. 지금 심판은 심판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VAR은 오류를 잡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오늘 6분이나 걸렸다. 다시 말하지만 분명하고 명확한 문제를 잡기 위해 존재한다. VAR이 경기에 어떤 이점을 주는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소식을 접한 축구 팬들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감독의 발언에 공감은 하지만, 첼시전 패배가 심판 판정의 잘못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 오심을 바로 잡았다는 결과를 중요하게 보는 팬들도 있었다.
특히 이번 첼시전 토트넘이 VAR로 취소된 득점은 VAR이 아니었다면 득점으로 인정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첼시는 승점 3점을 놓치고 더 나아가 이번 승리가 패배로 역사에 기록될 수도 있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심판은 잘못될 뻔한 판정을 바로 잡은 것이다.
VAR 도입은 축구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영국 중계채널 '스카시 스포츠'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2018-2019시즌 처음 VAR 도입한 이후 심판 판정의 정확도가 약 82%에서 무려 96%까지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3-2024시즌에도 VAR이 57건의 판정을 수정했고 그중 24건의 명백한 오심을 바로 잡았다고 밝혔다.
축구 팬들은 오심이 나오는 것보다 확실히 바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역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도 일부 공감했다. 판정을 내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는 건 반대한다는 것이다.
심판이 판정을 내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이는 경기를 보는 사람들의 재미도 떨어뜨리고 무엇보다 경기 흐름이 끊어진다. 또 선수들의 몸도 다시 굳을 수도 있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끈 토트넘은 리그 16패를 기록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 '옵타'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하위 4개 팀(울버햄프턴, 입스위치, 레스터 시티, 사우샘프턴)만 이번 시즌 토트넘 홋스퍼보다 더 많은 경기에서 졌다. 토트넘은 글렌 호들과 데이비드 플리트가 지휘했던 2003-2004시즌(19패)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동안 리그에서 16패를 기록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토트넘 홋스퍼는 11월에 맨체스터 시티를 4-0으로 이긴 이후, 상위 절반의 팀(1무 8패)과의 최근 9번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패는 프리미어리그가 20팀으로 운영되기 전, 지난 1993-1994시즌 19패와 2003-2004시즌 19패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아직 8경기나 더 남았다. 토트넘은 구단 143년 사상 한 시즌 최다 패를 새로 작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토트넘은 30경기 중 16패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77년 이후 48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손흥민이 토트넘 생활 10년 만에 유례 없는 치욕을 맛보고 있는 셈이다.
토트넘은 다가오는 4월 노팅엄 포레스트(리그 3위)와 리버풀(1위)을 연달아 만난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두 팀 모두에게 패했다. 2차전도 최근 승률을 고려하면 패할 확률이 높다. 토트넘은 여기서 더 추락할 여지가 남아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 때도 심판 탓, VAR 탓을 할까
사진=연합뉴스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