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한국 남자 배구와 현대캐피탈을 대표하는 선수였던 문성민이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대캐피탈은 20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OK저축은행과의 경기가 끝난 뒤 문성민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행사는 감사 영상 'Thank you mooni'를 시작으로 핸드프린팅 기념식, 영구결번식, 은퇴사로 구성됐다.
2700여명의 관중이 문성민의 은퇴식을 함께한 가운데,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 이사나예 라미레스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 최태웅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현장을 찾았다. 또한 신영석, 서재덕(이상 한국전력), 황동일, 박철우 KBSN스포츠 해설위원, 곽승석(대한항공), 노재욱(삼성화재) 등 동료 선수들도 행사에 참석했다.
문성민은 "배구를 하면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최고의 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선배들부터 시작해서 친구들 후배들까지 좋은 선수들을 만났기 때문에 지금까지 오랫동안 즐겁게 배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처음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은퇴식까지도 많이 축하해줘서 과분하고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족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문성민은 "몸이 많이 아프다고 아내와도 장난식으로 얘기했는데, 마지막으로 얘기할 땐 통보를 했다"며 "시원섭섭했는데, 은퇴식을 하니 아내도 더 와닿지 않을까. 많은 팬들이 있어서 배구할 수 있었지만,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가족이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지난 2010년 현대캐피탈에 합류한 문성민은 강력한 공격력과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며 V-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5-2016시즌에는 정규리그 MVP에 뽑혔으며, 2016-2017시즌에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하며 현대캐피탈이 10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후에도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등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현대캐피탈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특히 오랜 시간 팀을 위해 헌신한 그는 배구에 대한 열정과 프로정신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돼 왔다.
문성민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로도 맹활약했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에 기여했으며, 특히 그의 강력한 서브와 공격력은 대한민국 배구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문성민은 "(2015-2016시즌) 18연승했을 때 기억을 되살려 보면 정말 선수들이 한뜻으로 최태웅 감독님을 필두로 즐겁게 재밌게 배구를 하려고 했다"며 "지금은 세대 교체가 되면서 (허)수봉이를 필두로 팀이 완성됐다는 생각이 든다.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훈련 상대로서 최선을 다하는 동안 수봉이를 포함해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문성민은 이날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강력한 스파이크를 선보이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출전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문성민은 "선수로선 오늘(21일)이 마지막"이라며 "(은퇴 이후의 삶은) 구단과 먼저 얘기하고 싶다. 시즌이 끝난 뒤 제대로 얘기할 것이고, 배구에 관한 일이라면 일단 다 열어두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문성민은 "은퇴에 대해선 구단과 계속 얘기하고 있었고, 은퇴를 확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급하게 하게 됐다"며 "아무래도 챔피언결정전이 남았으니까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집중할 수 있게 정규리그가 끝나고 은퇴식을 하고 싶다고 했다. 구단에선 큰 경기 때 은퇴식을 하길 바랐는데, 팀 사정이 있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천안에서 팬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사실 그게 제일 컸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이날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18 25-20 26-24)으로 제압하면서 30승6패(승점 88점)의 성적으로 정규시즌 일정을 마감했다. 휴식과 훈련을 하면서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뒤 다음달 1일부터 플레이오프 승자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을 치른다.
사진=현대캐피탈 배구단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