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에게 줄 돈도 없는 팀으로 어떻게 이적을 한단 말인가.
어이없는 발상이다.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이 다소 어려운 시즌을 보내는 가운데, 올여름 이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그가 잉글리시 풋볼 리그(EFL)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 리그)에서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EPL)로 승격하는 팀으로 향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을 일고 있다.
영국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20일(한국 시간) 전 브렌트퍼드 감독 마틴 앨런의 발언을 인용해, "토트넘이 손흥민의 이적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는 EFL 챔피언십 클럽이 그의 차기 행선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앨런은 '토트넘 홋스퍼 뉴스'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오랜 기간 토트넘에서 환상적인 선수였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가 예전만큼의 스피드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팀에서 꾸준히 출전하고 골을 넣을 수 있는 자리를 찾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손흥민의 현재 부진한 컨디션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만약 토트넘이 그를 이적시키려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다"라며 '그가 어디로 갈까? 승격한 EFL 챔피언십 클럽이라면 누구든 그를 기꺼이 영입하려 할 것이다. 아직도 그에게는 충분한 실력이 남아 있으니까"라고 주장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으며, 토트넘 역시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현재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해리 케인과 함께 토트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손흥민은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이후 팀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단 7골을 기록하는 데 그치면서,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에게 새로운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앨런의 주장대로 손흥민이 승격팀으로 이적할 경우, 후보로 거론될 수 있는 팀은 EFL 챔피언십 1~6위에 위치한 클럽들이다.
현재 차례대로 리즈 유나이티드, 셰필드 유나이티드, 번리, 선덜랜드, 코번트리,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이 승격 가능권에 있으며, 이들 중 3팀이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게 된다. 이 팀 중 1~2위는 곧바로 승격하고 3~6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마지막 승격 팀을 고르게 된다.
하지만 손흥민의 커리어를 고려했을 때, 챔피언십 승격팀으로의 이적은 현실성이 낮아 보인다. 3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EPL 정상급 기량을 보유한 선수이며, 단순히 출전 기회를 위해 한 단계 낮은 수준의 팀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승격팀은 손흥민 연봉인 180억원을 부담할 능력이 없다. 리즈 유나이티드 같은 경우는 관중석이 4만 이상인 구장을 갖고 있지만 과거 재정 문제로 프리미어리그에서 급추락하는 위기를 겪은 터라 자금 경색 우려를 적지 않게 한다. 이번 시즌 강등권 싸움을 벌이는 울버햄프턴 최고 연봉자가 황희찬인데 8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연봉을 스스로 반토막 깎지 않는 이상 승격팀 가기는 쉽지 않다.
물론 손흥민에게도 과제는 있다. 과거 많은 스타 선수들이 일시적인 부진을 겪었지만, 결국 반등하며 가치를 증명해왔다.
손흥민 역시 이번 시즌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의 기량을 의심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실제로 토트넘 내에서도 손흥민의 대체자로 지목되는 브레넌 존슨, 윌송 오도베르, 마이키 무어 등이 아직은 그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울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즌 잔여 기간 유로파리그 우승 등에 기여하면 손흥민과 2부에서의 승격팀을 연결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손흥민의 계약은 2026년까지 유효하며, 구단이 그를 급하게 처분할 이유도 크지 않다. 더욱이 손흥민은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팀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 이적을 고려하더라도 빅클럽이나 유럽 주요 리그 팀들이 더 유력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손흥민의 승격팀 이적설까지 나오게 된 이유는 현재 손흥민의 경기력과 재계약 상황, 그리고 토트넘의 부진까지 모든 것이 맞물려있다.
손흥민은 2024-2025시즌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7골을 기록하며 여전히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여전히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력을 갖춘 공격수로 평가받고 있는 그지만, 최근 경기에서 들쭉날쭉한 경기력과 이전만 못한 폭발력 등을 이유로 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그의 하락세는 토트넘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계약을 2025-2026시즌까지 연장했지만, 이는 오히려 그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결정이었다.
클럽이 단순히 시장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연장 옵션을 행사했을 뿐, 장기적으로 팀의 핵심으로 남길 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손흥민에게는 명예로운 재계약이 아닌, 서서히 팀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손흥민을 둘러싼 이적설이 등장하는 이유다.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유수의 빅클럽들이 그를 노리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 역시 실제인지 알 수 없으며, 그가 팀의 핵심 자원이 될 보장이 없다.
한편,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도 손흥민을 노렸으나, 토트넘의 계약 연장 결정으로 인해 무산되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렇듯, 튀르키예 리그로의 이적이 거론된 것 자체가 손흥민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에서 뛰고 있지만, 그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경기력 저하, 팀 내 입지 변화,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는 그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토트넘이 그를 장기적인 핵심으로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그의 다음 행선지는 더 이상 빅클럽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진=연합뉴스/토트넘홋스퍼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