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4-16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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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죽고 내일 봐" 복제인간 '미키 17'…♥ 담긴 봉준호표 '발냄새 SF' [엑's 리뷰]

기사입력 2025.02.18 14:50



(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베일을 벗었다. '기생충' 이후 6년 만의 신작이며 봉준호 감독이 최초로 로맨스를 담아 기대를 모았다.

※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17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영화 '미키17'이 공개됐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미키는 친구이자 동업자인 티모(스티븐 연)과 야심차게 시작한 마카롱 사업이 망하면서 사채 빚만 남긴다. 그러나 사채업자 다리우스는 채무자들의 신체를 절단하면서 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이 인생의 유일한 낙인 잔혹한 인물이다.

지구 끝까지 쫓아오는 사채업자를 피해 티모는 낙선한 정치인 마샬(마크 러팔로)의 우주선에 탑승할 계획을 세운다. 무엇 하나 내세울 능력이 없는 미키는 '익스펜더블'(소모용)에 지원한다.

신체를 복제시킨 뒤 미리 빼놓았던 기억을 주입시켜 새로 태어날 때마다 숫자가 바뀌는 미키는 어느새 17번에 도달했다. 그 사이에 미키들은 방사능 실험, 공기 중 바이러스 실험, 해독제 실험 등을 통해 짧게는 15분 만에 죽음을 맞는다. 



인간에겐 외계생물이지만 우주에선 원주민인 크리퍼를 생포하기 위해 나선 미키 17은 낭떠러지로 떨어지며 17번째 죽음을 앞두고 있다. 이때 먼저 조종사 자리를 꿰찬 티모가 등장하지만 "잘 죽고 내일 만나"라는 인사를 건넨 뒤 떠난다. 

특히 티모는 미키에게 "죽는 건 어떤 기분이야?"라고 묻는다. 미키가 함께 있는 우주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아무리 죽는 게 직업이라지만 늘 두려움을 느낀다는 미키의 고백. 인간을 부품으로 사용하는 미래 사회와 독재자 마샬 부부를 풍자하면서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우주선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떠오르는 '설국열차', 외계생물 크리퍼와 그들의 생명을 존중하는 부분에서는 '옥자'가 떠오르기도 한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자본주의와 계급에 대한 비판 속에서 '미키 17'은 모든 미키들의 곁을 지켜주는 나샤(나오미 애키)로 인간에 대한 희망을 그린다. 봉준호 감독이 처음으로 '로맨스'를 넣은 이유.

또한, '미키 17'은 '기생충'이나 피 터지게 싸우던 '설국열차', 슈퍼돼지를 구출하는 '옥자'에 비하면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봉준호 감독의 연출에 배우들의 열연이 재미를 선사한다. 

무려 18개의 신체로 다시 태어난 로버트 패틴슨은 극 중 17번과 18번으로 '멀티플'이 되면서 1인 2역을 소화한다. 똑같은 얼굴에 이름표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눈빛부터 표정, 분위기, 심지어 목소리까지 달라 완전히 다른 두 캐릭터를 연기한다. 찌질하지만 순한 17번과 난폭하고 거침없는 18번, 그리고 두 사람을 모두 사랑하는 나오미까지.



해외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받은 마크 러팔로의 독재자 악역도 인상 깊다. 이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전혀 의도는 없었다"면서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 비판에 대한 반감을 묻자 "그렇게 쩨쩨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무려 6년 만에 돌아온 봉준호 감독의 '발냄새 나는 SF', 거기에 처음으로 로맨스까지 담겨 인간 냄새가 더해진 '미키 17'이다. 러닝타임 137분. 쿠키영상 없음. 오는 28일 개봉.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김수아 기자 sakim424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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