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wfastball] 올시즌 SK 와이번스는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가 단 한명도 없을 정도로 선발진에서 난조를 보였고, 결국 5년간 1위 아니면 2위로 마무리했던 페넌트레이스를 3위로 마무리하며 가을야구를 시작하였습니다. 여전히 SK의 약점은 선발진이었고 강점인 불펜을 빼고는 야수진 역시 핵심 선수들이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상당한 불안요소였습니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와의 준 플레이오프와 롯데 자이언츠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의 경기를 지켜보면 SK는 2001년 두산 베어스의 기적의 '업셋'을 다시한번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10년동안 단 한번 밖에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준 플레이오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한 팀이 우승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렵습니다.
당시 두산 베어스는 우즈-김동주-심재학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 정수근-장원진의 테이블세터 여기에 안경현-홍성흔-김민호로 이어지는 하위타선까지 폭발하며 단 한명의 10승 선발 투수도 없었지만 결국 삼성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두산 베어스의 힘과 올시즌 SK 와이번스의 힘은 조금 다른 곳에 있습니다. 두산이 정말 괴물같은 타력을 바탕으로 지고있는 경기도 뒤집는 힘을 보여주며 마지막 순간에 진필중이라는 당대 최고의 마무리를 내세워서 경기를 매조지했다면, SK은 두산만큼의 타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SK 와이번스는 페넌트레이스때는 힘을 못쓰던 선발진이 포스트시즌에 들어와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있습니다. 비록 김광현 선수가 제구 난조로 인하여 제 모습을 보여주고있지 못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제몫을 해주면서 불펜의 부하를 막아주고있습니다. 3차전에서도 SK의 승리의 열쇠는 송은범의 6이닝 무실점 호투였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선발은 롯데 불펜은 SK의 우세를 점치며 타선에서 앞서는 롯데가 시리즈를 가져갈 것이라고 예상하였지만, 2차전 송승준의 호투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선발면에서 SK가 우위를 보이며 한국 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두고있습니다.
여기에 단기전으로만 바라보고 3인로테이션을 기초로 유동적으로 투수운영을 한 것이 아니라, 이영욱이라는 롱맨이 중간에서 버텨주며 선발 로테이션을 무너뜨리지 않고 4인로테이션을 유지했다는 점이 SK에게는 또다른 장점입니다. 4차전 선발 매치업이 롯데 부첵과 SK 윤희상으로 결정이 되었는데, 롯데 부첵은 이미 1차전에 등판하여 정상호에게 결승 홈런을 허용하였고, 2이닝을 넘게 소화하였기 때문에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윤희상과 같은 상황이 아닙니다.
4차전을 SK가 가져가면 또 다시 한국시리즈까지 3일의 휴식을 보장 받기 때문에 당연히 삼성보다는 지친 상황에서 한국시리즈를 맞이하겠지만, 아래서 올라온 여느팀들 만큼은 선발진이나 불펜진이 지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SK 와이번스가 20일 4차전을 가져가고 또한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서 비장의 가을 무기 4인 로테이션으로 10년만의 '업셋'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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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송은범 ⓒ 엑스포츠뉴스 DB]
김형민 기자 riceda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