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과거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강력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으나 지금은 그리스 수페르리가에서 뛰고 있는 에리크 라멜라가 '푸스카스상'을 수상할 만한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AEK 아테네의 승리를 이끌었다.
AEK 아테네는 지난 3일(한국시간) 그리스 테살로니키에 있는 PAOK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4-2025 수페르리가 엘라다 PAOK와의 원정경기에서 2-1 승리를 맛봤다.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과 오랜 동료이자 경쟁자였던 라멜라가 이 경기의 주인공이었다. 라멜라는 팀의 두 골을 모두 넣으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똑똑히 해냈다.
특히 이날 경기 전반 36분에 꽂아넣은 골이 압권이었다. 라멜라는 멀리서 날아오는 라자로스 로타의 코너킥을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곧장 환상적인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원더골이었다.
그리스 스포츠 채널 '노바스포츠' 중계진은 "라멜라의 골이 '올해의 골' 후보로 손색 없다"면서 "더비에서 우리가 본 최고의 골 중 하나"라며 라멜라의 엄청난 골을 극찬했다.
경기 후 노바스포츠는 "우리의 디지털 분석에 따르면 라멜라의 강력한 슈팅의 최고 속도는 시속 112km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선제골 이후에도 라멜라는 스스로 추가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라멜라의 첫 번째 골이 올해의 골이라는 평가와 함께 푸스카스상을 수상할 수 있다는 견해까지 불거졌다. 푸스카스상은 1년간 기록된 골 중 가장 멋진 골을 기록한 선수에 수여되는 상이다.
라멜라는 이미 푸스카스상을 한 번 탄 적이 있다. 토트넘에서 뛰던 2021년 3월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터진 환상적인 라보나킥 득점으로 2021년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다.
손흥민도 2019년 번리전에서 60여m 드리블 뒤 득점에 성공하며 푸스카스상을 탔다. 토트넘에선 손흥민과 라멜라가 1년에 딱 한 명 주는 푸스카스상을 같은 팀 소속으로 2년 시차를 두고 탄 것이다. 라멜라가 내친 김에 푸스카스상 2회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울지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라멜라와 손흥민은 동료이자 경쟁자로 토트넘에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했는데 라멜라가 토트넘 입단으론 1년 선배였다.
이탈리아 AS로마에서 주가를 높인 뒤 토트넘으로 왔기 때문에 손흥민도 그와의 경쟁을 버거워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데뷔시즌인 2015-2016시즌 프리미어리그 28경기 4골에 그친 뒤 독일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하려다가 당시 사령탑이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만류로 잔류한 뒤 지금까지 10년간 뛰고 있다.
그 때 손흥민이 팀을 1년 만에 옮기려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라멜라와의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2016-2017시즌부터 확고 부동의 주전 윙어로 자리매김했다. 반대로 라멜라의 출전시간이 접어들었다. 라멜라가 2020-2021시즌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나면서 둘은 이별했다.
토트넘을 떠난 라멜라는 스페인 세비야 FC에서 뛰었으며, 그곳에서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세비야에서의 마지막 시즌에는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5월 세비야 FC와의 계약을 마친 후 자유계약으로 합류해 현재 그리스의 AEK 아테네와 활약하고 있다.
AEK 아테네로 이적한 이후, 라멜라는 팀의 주축 선수로서 활약하고 있으며, 그리스 슈퍼리그에서 팀의 성적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아테네 역시 현재 그리스 리그에서 선두 올림피아코스에 이어 2위를 유지하며 리그 선두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승점 차는 오직 4점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