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리버풀과 재계약을 위한 언론플레이일까. 내년 여름 리버풀과 계약이 종료되는 모하메드 살라가 또 한 번 재계약 여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손흥민이 무수한 보도에도 침묵하며 좋은 결과를 도출하려는 움직임과 비교된다.
영국 BBC는 30일(한국시간) "살라는 리버풀과 새 계약을 맺기까지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32세의 살라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며 1월 1일부터 비영국팀과 자유롭게 이적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살라는 이날 영국 런던에 위치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5-0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 40분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의 패스를 받은 루이스 디아스가 살라에게 연결했고, 살라가 내준 공을 코디 학포가 득점으로 연결하며 도움을 올렸다.
전반 44분에는 살라가 득점을 기록했다. 커티스 존스의 패스를 받아 박스 안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강력한 슈팅에 골키퍼도 손을 쓸 수 없었다.
4-0으로 앞서던 후반 44분에는 도움 하나를 더 추가했다. 역습 상황에서 디오구 조타에게 패스를 건넸고, 조타가 골망을 가르며 5-0을 만들었다.
총 3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살라는 17골 13도움으로 리그 득점 및 도움 순위에서 모두 1위를 유지했다. 승점 3점을 확보한 리버풀도 리그 1위(14승3무1패·승점 45) 자리를 굳혔다. 카라바오컵(리그컵) 포함 공식경기 4연승,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 3연승을 질주하며 절정의 분위기도 이어갔다.
살라는 경기 후 재계약 관련 질문에 입을 열었다. BBC에 따르면 살라는 재계약과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아니다. 우리는 그런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고 딱 잘라 일축했다.
살라는 "난 미디어에 뭔가를 말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실제로 아무것도 진전되지 않았다"며 "지금은 팀에 집중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팀이 트로피를 차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그저 경기를 즐기려고 노력할 뿐이다. 난 결과를 위해 여기 왔고, 경기에서 뭔가를 더 하고 싶다. 나는 더 많은 걸 갈망한다"며 "팬들에게는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다음 경기에서도 봤으면 한다"고 팬들에게 잔류 의지를 넌지시 내비쳤다.
재계약과 관련해 속도가 제대로 나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 살라의 언론플레이가 계속되고 있다.
영국 미러는 최근 한 달 동안 재계약과 관련한 살라의 발언이 네 번이나 나왔다고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살라는 지난 11월 사우샘프턴전 이후 "12월이 다 돼가는데 아직 구단으로부터 제안을 받지 못했다. 아마 클럽에 남는 것보다 나갈 가능성이 더 클 것 같다. 여기 수년간 있었지만 결국 내 손에 달려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폭탄선언을 했다.
지난 1일에는 맨체스터 시티를 꺾은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살라는 "이번이 리버풀에서 뛰는 마지막 맨체스터 시티전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냥 즐기려고 했다. 리그에서 우승하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라며 리버풀을 떠날 것처럼 암시했다.
지난 22일 토트넘전 이후에는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간단하게 말했고, 이번 웨스트햄전이 끝나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발언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러는 "살라는 네 번의 발언으로 리버풀 관계자들에게 더 많은 압박을 가했다. 그는 리버풀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점점 더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시즌이 끝난 후에도 팀에 머물 거라는 확실한 신호는 아직 없다"며 살라의 언론플레이가 이어지고 있다고 조명했다.
살라는 이미 한 차례 구단 레전드에게 언론플레이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받은 바 있다.
과거 리버풀에서 센터백으로 뛰었으며 지금은 영국 내 프리미어리그 중계채널 스카이스포츠에서 해설자를 하고 있는 제이미 캐러거가 지난달 살라를 쏘아붙였다.
캐러거는 "당장 레알 마드리드와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앞에 있는데 뭐하는 것이냐"며 "에이전트와 손잡고 언론플레이하는 것을 멈춰라. 지금은 리버풀과 승리만 생각할 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1992년생으로 손흥민과 나이가 같은 살라는 지난 2022년 6월 리버풀과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여름 계약이 끝나는 상태다.
살라에 대해선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티하드 등 중동 구단들이 거액을 제시하며 달려드는 상태다. 지난여름 리버풀이 큰 액수의 이적료를 받고 살라는 중동으로 보낼 것이란 얘기가 있었으나 살라는 남았다.
내년 여름에 살라는 자유계약 신분을 취득, 리버풀을 이적료 없이 떠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지구촌 축구팬들이 그의 행선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살라의 거취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32살 나이에도 여전헤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어 언론을 통해 넌지시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풋볼인사이더는 "살라의 폭탄 발언과 리버풀에서의 새로운 거대 계약 계획에 대한 진실"이라며 "살라가 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발언을 미디어에 공개한 건 그의 인지도를 높이고 리버풀이 그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도록 하기 위해 신중하게 구성된 전략의 일환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살라는 내년 6월 이후에도 안필드(리버풀 홈 구장)에 머물러 클럽과 프리미어리그 기록을 깨고 리버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면서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급여 삭감 또는 가치가 떨어지는 계약을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는다"라며 이번 작별 암시 발언이 리버풀을 먼저 움직이게 만드는 고도의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살라가 리버풀에 남아 레전드의 길을 걷게될지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