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영웅군단 출신 내야 듀오가 아메리칸리그에서 나란히 빅리그 그라운드 위에 서 있을까. FA 자격을 취득한 김하성과 포스팅 진출에 도전하는 김혜성이 신년맞이 동반 계약 선물을 한국 야구팬들에게 선사할지 주목되는 분위기다.
김혜성은 2024시즌 종료 뒤 메이저리그 포스팅 도전에 나섰다. 지난 달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한 김혜성은 미국 현지 에이전시인 CAA스포츠와 함께 협상을 이어왔다. 그리고 김혜성은 지난 23일 한국으로 조용히 귀국했다.
포스팅 협상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었다. 김혜성 소속 구단인 키움 히어로즈 관계자는 지난 26일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김혜성 선수가 지난 23일 귀국한 게 맞다. 포스팅 과정과 관련해 문제가 생기거나 미국 무대 도전을 포기한 건 아니"라며 "김혜성 선수는 대체복무 중인 군인 신분으로 국외 체류 기간에 제약이 있다. 병역법 준수를 위해 조기 귀국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미 출국할 때부터 23일 귀국편을 예약했던 것으로 안다. 만약 미국 체류 연장을 신청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과정에서 군인 신분인 김혜성 선수에게 문제가 생기면 난감해질 수도 있다. 김혜성 선수는 귀국했고, 현지 에이전시가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긍정적으로 협상을 이어가는 상황이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한미 포스팅 협약에 따라 한국시간 1월 4일 오전 7시까지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입단 협상을 진행한다. 미국 현지 에이전시가 계약을 마무리한다면 김혜성이 곧바로 미국으로 넘어가 도장을 찍는 절차가 이뤄질 전망이다.
1년 전 겨울에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투수 고우석이 포스팅 종료 시점까지 불과 하루도 안 남은 시간 안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도장을 찍었던 사례가 있다. 김혜성도 1월 4일까지 급박하게 시간이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김혜성의 미국 진출 실패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혜성 협상 상황이 정말 비관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A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김혜성 선수가 정말 갈 곳이 없어서 미국에 못 갈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처음 포스팅을 생각했을 때 기대치와 비교해서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분명히 김혜성 영입 의지가 강한 구단이 있다"라고 귀띔했다.
김혜성의 유력 행선지는 시애틀 매리너스다. 포스팅 협상 초기부터 미국 현지에서도 시애틀이 김혜성의 행선지가 될 거란 전망이 쏟아지기도 했다. 또 최근엔 LA 에인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까지 김혜성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지난 26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는 한국 내야수(김혜성)에게 '가장 큰 관심을 표명한' 3개 팀 중 하나다. 시애틀과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KBO리그에서 온 김혜성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애틀은 여전히 오프시즌 첫 번째 주요 영입을 노리고 있다. 첫 단추는 한국 출신 내야수일 수 있다"며 "김혜성은 12월 초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공시됐으며 협상 기간은 30일이다. 초기 보도에 따르면 시애틀은 김혜성에게 가장 큰 관심을 가진 팀 중 하나였다. 계약 마감일이 약 일주일 이상 남은 현재 여전히 비슷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해당 매체는 김혜성이 3년 2400만 달러(한화 약 352억 원) 규모 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매체는 "김혜성은 3년 24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시애틀은 1루, 2루, 3루가 비어있다. 내야수로서 김혜성의 경험은 시애틀의 2루에 견고한 수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위 타선에서 꾸준한 콘택트 능력도 보여줄 수 있다"며 "메이저리그 최종 계약이 우리의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김혜성의 몸값은 비싸지 않을 것이다. 1500~2000만 달러(한화 약 220억~293억 원)의 규모를 원하는 시애틀엔 중요한 요소"라고 바라봤다.
김혜성의 옛 팀 동료인 김하성도 올겨울 나란히 새 둥지를 찾고 있다. 원소속팀 샌디에이고와 연장 계약 대신 FA 자격을 얻은 김하성은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등 빅마켓 클럽과 꾸준히 연결되는 분위기다.
특히 양키스가 2025년 유력 행선지로 떠올랐다. 양키스는 최근 주전 2루수 토레스와 이별을 선택하며 새로운 내야 자원을 물색하고 있다. 유격수와 2루수 포지션까지 완벽하게 소화가 가능한 김하성이 대안으로 떠오른 셈이다.
미국 매체 '뉴스위크'는 27일(한국시간) 양키스와 김하성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며 4년 4900만 달러(한화 약 723억 원)의 계약 규모를 예측했다.
이 매체는 "양키스는 후안 소토(뉴욕 메츠)를 잃은 뒤 여러 명을 인수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그러나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여전히 2루수를 채워야 한다. 골드 글러브 수상자 김하성이 토레스를 대체할 수 있을까"라고 쓰며 "양키스는 내부 자원을 활용하거나 FA 계약 또는 트레이드로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 김하성이 활약할 수 있는 부분이다. 토레스만큼 공격에 보탬이 될 수는 없으나 타석에서 활용도가 있으며 필드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하성이 양키스에 합류하면, 팀에 여러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한 뒤 2루수와 유격수, 3루수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2루에서 토레스를 대신하거나 3루를 맡을 수 있다. 재즈 치좀 주니어가 다시 유격수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과연 김혜성과 김하성이 새해 나란히 신년맞이 선물로 야구팬들에게 계약 소식을 선물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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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