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김정현 기자) 우승 경쟁 막판에 결정력이 살아나 울산HD에게 3연패를 안긴 주민규가 자신을 믿어준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울산은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루빅손과 주민규의 연속골로 이상헌이 한 골 만회한 강원을 2-1로 제압했다.
1만3438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울산은 강원에게 승리하면서 승점 68(20승 8무 8패)을 기록했다. 2위 강원(승점 61)과 승점 7점 차를 만들었다. 남은 2경기에 관계없이 정상 등극을 조기에 달성했다.
주민규는 지난 라운드 포항 스틸러스 원정 경기에서 106일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우승 가능성을 높인 데 이어, 이날 경기에서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려 우승을 결정짓는 중요한 득점으로 공을 세웠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주민규는 "오늘 경기가 가장 중요했다. 모든 선수단이 하나 돼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최근 결정력이 살아나기 전까지 부침이 컸던 주민규는 "나도 굉장히 힘들었다. 이렇게 길게 침묵할 수 있나 생각하면서 스스로 돌아봤다. 그 시간이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었고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모든 선수단이 함께 해줬기 때문에 긴 터널을 지나왔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하다고 꼭 하고 싶다. 축구기 팀 스포츠라는 걸 이 시간을 통해 느낀 3개월이었다"라고 돌아봤다.
힘든 시간 동안 주변에서 어떤 이야기를 해줬는지 묻자, 주민규는 "선수들, 감독님도 속이 탔을 것이다. 그럼에도 신뢰하고 있는 걸 느꼈다. 말하지 않아도 믿음이 있다는 걸 줬기 때문에 노력했고 주변에서도 도와줬다. 오늘 (이)청용이 형이 도움을 잘해줘서 누가 들어와도 골을 넣을 수 있게 해줬다. 굉장히 고맙다"고 말했다
2023년 울산 복귀 후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주민규는 "우승하려고 왔다. 이 팀은 당연히 우승했다. 2019시즌 여기서 뛰면서 우승하지 못해 아픔이 있었다. 사실 두려움과 트라우마가 있었다. 공교롭게 여기서 징크스를 깨면서 우승해 굉장히 기쁘다. 이 팀은 강팀이라는 걸 또 한 번 느꼈다"라고 밝혔다.
포항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아내에게 미안함을 전했던 주민규는 "어깨 피고 집에 들어갈 것 같다. 당당하게 와이프에게 인사할 것 같다. 그리고 감사하다는 말을 항상 하지만 축구선수 아내로 사는 게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선수로 앞으로 나아가도록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2019년 악몽을 경험했던 이명재와 경기 전후로 나눈 이야기가를 묻자, 주민규는 "(이)명재가 재수 없게 그런 소리를 해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짜증을 냈다"며 웃었다.
그는 "장난스럽게 명재 스타일대로 웃으면서 견뎌낸다면 난 진지한 편이다. 굉장히 긴장을 많이 했다. 설마 하는 게 있었다. 나만 그랬던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은 자신감이 있었다. 감독님도 그래서 초반 10분에 '오늘 우승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5년 전과 달라진 점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주민규는 "그때는 내 생각에 중요한 경기 때마다 긴장감이 있었다. '또 지면 어떡하지'가 있었다. 지금의 울산은 우승을 맛보니 어떻게 우승하고 시즌을 어떻게 끌고 왔는지가 잘 보인다. 우승 DNA가 이런 거라는 걸 느꼈다"라고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주민규는 울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저희가 우승했는데 저희 팀에서 굉장히 베스트 일레븐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저희 팀에서 (김)기희 형이 주장으로 많은 역할과 헌신을 하며 도움을 많이 줬다. 기희형 말고 나를 뽑지 않더라도 다른 선수들을 많이 뽑아주시면 감사하겠다"라며 다가올 시상식에서 한 표를 부탁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