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잠실 구장에서 벌어진 2007 삼성 PAVV 프로야구 LG와의 방문 경기에서 두산은 경기 초반 일찌감치 폭발한 타선의 힘과 에이스 리오스의 역투에 힘입어 15-1로 완승을 거두고 전날(22일) 당한 1점차 끝내기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18승 17패가 된 3위 LG는 이날 현대에게 승리한 2위 한화와의 간격이 2경기차로 벌어졌다.
리오스와 정재복의 선발 대결에서 리오스가 우위를 점할 것은 예상됐던 일이지만 승부는 너무 일찍 싱겁게 갈렸다.
1회초 1사 후 전상열의 볼넷, 안경현의 좌익수 왼쪽 2루타, 김동주의 볼넷을 묶어 만루 찬스를 잡은 두산은 최준석이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LG는 1회말 1사 1,2루에서 박용택의 깨끗한 좌전 안타가 터졌지만 2루 주자 이대형이 좌익수 이종욱의 정확한 홈 송구에 객사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공격권을 넘겨 받은 두산은 LG 선발 정재복을 거세게 몰아 붙여 2회에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선두 이대수가 3루수 앞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채상병과 윤재국이 내야 땅볼로 물러나 투아웃이 된 후 두산 타선은 못말리는 연쇄 폭발을 일으키며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2사 3루에서 이종욱이 3루쪽으로 크게 바운드되는 내야 안타로 타점을 올린 것이 신호탄. 전상열이 우전 안타로 뒤를 받치자 안경현은 우중간을 꿰뚫는 3루타로 4-0을 만들었다. LG는 적당한 선에서 상황이 정리되기를 바라며 선발 투수를 믿었지만 정재복은 김동주에게 볼넷을 내준 데 이어 최준석에게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대형 3점 홈런(130m)을 허용하며 2회에만 무려 6점을 내줬다.
7-0으로 앞선 두산은 4회 2점을 추가했고, 7회 3점, 8회 2점, 9회 1점 등 끊임 없이 점수를 보태며 LG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21안타를 기록한 두산은 현대가 4월 11일 KIA전에서 기록한 올시즌 한경기 최다안타 기록(17개)을 가볍게 넘어섰다. LG는 내외야 수비에서 헛점을 드러내며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두산 선발 리오스는 1회말에 두 번이나 볼카운트 0-3에 몰리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팀 동료들의 확실한 지원을 받으며 안정을 되찾아 8회까지 호투하며 시즌 6승째를 챙겼다. 두산이 9-0으로 앞선 5회말에 선심 쓰듯 1점을 내준 것이 유일한 실점. 그나마도 야수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이었다. 리오스는 레이번(SK), 박명환(LG)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최준석은 2회 3점홈런에 이어 9회에 다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1회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린 것까지 포함해 자신의 한경기 최다인 5타점과 타이를 이뤘다. 안경현은 첫 타석에서 2루타, 두번째 타석에서 3루타를 기록했고 네번째 타석에서 단타를 쳐내 홈런을 칠 경우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할 수 있었지만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에 그쳐 아쉽게 대기록 작성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