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KT 위즈 내야수 심우준과 권동진.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전역 기념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고척,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최원영 기자) 반가운 지원군들이다.
KT 위즈 내야수 심우준과 권동진이 팀에 합류했다. 지난 15일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서 제대한 데 이어 16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도 각각 대주자로 교체 출전했다. 심우준은 도루까지 기록했다.
키움전을 앞두고 이강철 KT 감독은 두 내야수의 활용법에 관해 입을 열었다. 이 감독은 "발이 빠른 선수들이니 중요한 상황에서 대주자로 쓰려 한다. (심)우준이는 수비가 되니 백업 유격수로도 쓸 수 있다"며 "(권)동진이는 2루와 3루를 많이 봤다고 하는데 우리 팀에선 2루수로 쓸 것이다. 상대 투수에 따라 2루수 (오)윤석이와 나눠서 기용할까 생각 중이다. 타격도 좋아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고척서 만난 심우준과 권동진은 전역 소감부터 들려줬다. 심우준은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 솔직히 어안이 벙벙해 경기 전 훈련을 하는데 다리가 안 움직였다"며 "그러면 안 되는데 계속 땀만 났다. 좋으면서도 적응 기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웃었다.
권동진은 "나도 많이 어색했다. 그래도 같은 상무 출신인 우준이 형이 있으니 뒤꽁무니 쫓아다니며 열심히 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심우준은 곧바로 "야, 나도 땀 흘리고 있는데"라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상무에서 보낸 시간은 어땠을까. 심우준은 "야구 실력 향상도 있었지만 멘털 적으로 강해진 듯하다. 참을성 등이 더 좋아졌다. 사람으로서 한층 성장했다고 느낀다"고 눈을 반짝였다.
권동진은 "난 18개월이 무척 길게 느껴졌다. 그래도 내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게 가장 좋았다. 박치왕 상무 감독님께서 잘 봐주셔서 퓨처스 올스타전에도 출전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타격 면에서 발전했다는 평가에 관해서는 "겨울에 (박치왕) 감독님과 붙어 다니며 훈련을 열심히 했다. 감독님께서 알려주신 대로 하다 보니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거기에 내 생각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난 듯하다"고 답했다.
KT로 돌아왔지만 특별한 환영식은 없었다. 심우준은 "각자 개인적으로 축하해줬다. 반갑다고 뒤통수를 다섯 대 정도 맞은 것 같다"며 "우리 (박)경수 선배가 제일 격하게 맞아주셨다. 선배들 대부분 그랬다"고 설명했다. 절친한 동생인 강백호의 반응은 어땠을까. 심우준은 "걔는 안 반겨줬다. 날 보자마자 표정이 아주 그냥, 인상 쓰더라. '전역 축하~' 이러고 말던데 말이 짧아 당황했다"고 고자질했다.
KT 위즈 내야수 심우준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교체 출전해 수비하고 있다. 고척, 고아라 기자
바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권동진은 "우준이 형은 그럴 것 같았는데 난 그냥 동행하며 훈련만 같이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강철)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으니 더 잘하려 노력 중이다"고 미소 지었다.
이 감독은 어떤 것을 주문했을까. 심우준은 "발 빠른 야구다. 그게 우리의 장점이기도 하다. 경기에 나가면 열심히 뛰어다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동진 역시 "나도 비슷하다. 뛰는 야구를 많이 하고, 경기 후반 대주자나 대수비를 준비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심우준은 자유계약(FA) 자격을 채운 뒤 입대해 올 시즌 종료 후 FA가 된다. 그러나 그는 "지금 상황에서 FA를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다.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끔 하는 게 내 일이다"며 "감독님께 '대주자, 대수비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직접 말씀드렸다. 그러다 보면 나도 더 성장할 듯하다"고 힘줘 말했다.
권동진은 "감독님께서 '상무에서 야구 많이 늘었냐. 좋은 이야기 많이 들었다. 기대하겠다'라고 하셨다. 나는 감독님께 '전보다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그러자 심우준은 "너 '멘털이 강해졌습니다'라고도 했잖아. 왜 그건 이야기 안 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서로의 존재가 든든하다. 심우준은 "팀 동료인 (천)성호가 선임이라 힘이 많이 됐다. 그런데 우리는 (배)제성이에게 힘을 못 주고 와 미안하다"며 "동진이가 분대장 역할을 잘해줘 좋았다. 자기가 하겠다고 하더라"고 언급했다. 권동진은 "우준이 형이 (분대장) 안 한다고 해서 내가 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KT는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현재 7위지만 6위 NC 다이노스와 1.5게임 차, 5위 SSG 랜더스와 2.5게임 차밖에 나지 않는다. 3연승 질주 중이고, 최근 10경기서도 7승1무2패로 선전했다.
심우준은 "5강보다 더 높이 올라가게끔 돕고 싶다. 그게 우리의 역할이다"며 "한 점 차 싸움에선 뛰는 선수가 필요하다. 경기에 출전하면 열심히 뛰겠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권동진은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뛰는 야구'는 물론 우준이 형을 보며 수비도 많이 배우겠다. 형 덕분에 수비가 늘었다고 생각한다"며 "형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야구에 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고척, 고아라 최원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