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묻히면 안 된다"…박승욱이 롯데 내야 사령관으로 성장하는 과정 [현장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울산, 박정현 기자) "또 팀이 이기면 되니깐 그런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박승욱은 16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8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해 팀의 4-0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승욱의 진가는 7회말 나왔다. 롯데는 경기 시작 후 두산 투수진에 막혀 단 한 점도 뽑지 못하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0-0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던 7회말 박승욱이 균형을 깨뜨렸다. 



7회말 롯데는 전준우의 볼넷과 황성빈의 희생번트, 대타 정훈의 볼넷으로 1사 1,2루 득점 기회를 잡았다. 이후 박승욱은 이병헌의 포심 패스트볼을 때려 좌측 파울 라인을 타고 흐르는 1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팀은 박승욱의 적시타로 1-0 앞서 갔고, 이후 대타 최항의 2타점 적시타와 빅터 레이예스의 솔로 홈런(시즌 8호)으로 4-0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박승욱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수훈선수로 꼽힌 박승욱은 경기 뒤 "(선발 투수였던) 찰리 반즈가 정말 잘 던져줬다. 타자들이 출루를 못하고 찬스를 못 살렸기에 어떻게든 야수들끼리 한 점을 내자고 했다. (전)준우 형과 (정)훈이 형이 출루해 나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다. 또 앞선 타석에서 포인트가 늦었기에 간결하게 하려는 느낌으로 나선 것이 좋은 타구가 나왔다. 처음에 잡히는 줄 알고 '아차' 했는데, 빠져서 좋았다"라고 결승타 상황을 돌아봤다.



지난주 박승욱은 악몽 같은 한 주를 보냈다. 특히 12일 사직 KT 위즈전이 아쉬웠다. 4-4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던 9회초에만 실책 2개를 저질렀고, 롯데는 이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져 4-5로 패했다.

지난주 실책을 돌아본 박승욱은 "경기에서 지면 모든 것이 아쉽다. 그 순간에는 마음이 좀 그랬는데, 다음 경기를 하면 된다. 또 팀이 이기면 되니깐 그런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다"라며 "(실수한 것에) 파묻히면 안 된다. 야구장에서 내 할 일을 하다 보면 잊힌다. 경기 전 준비하다 보면, 거기에 맞춰서 컨디션이 올라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승욱은 올해 김 감독의 신뢰 속에 주전 유격수로 나서고 있다. 유격수는 내야를 총 지휘하는 내야사령관으로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강점을 보여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 올해 성적은 84경기 타율 0.264(231타수 61안타) 4홈런 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14를 기록 중이다. 유격수 수비 이닝은 57경기 391이닝이다.

꾸준한 기회를 받고 있는 박승욱은 "정말 감사하다. 또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기 위해 내 나름대로 준비를 더 착실하게 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더 집중해서 플레이하려고 한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박승욱은 올 시즌 첫 울산 경기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롯데는 제2의 홈구장으로 문수야구장을 활용하고 있고, 이날 많은 비가 내린 상황에서도 울산 팬들은 자리를 지키며 선수단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1년 만에 (울산에) 왔는데, 궂은 날씨에도 많은 팬분이 찾아주셨고, 또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힘이 났다. 울산에서 좋은 기억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어 정말 기분 좋다"라고 얘기했다.



사진=울산, 박정현 기자 / 롯데 자이언츠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