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잉글랜드 축팬들이 덴마크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의 2차전 경기부터 경기장에서 진짜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됐다. 잉글랜드 팬들이 1차전에서 예상보다 얌전하고 말을 잘 들었기 때문이다. 축구종가의 낭보라고 할 수 있다.
영국 매체 '트리뷰나'는 20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팬들은 덴마크와의 유로 2024 경기에서 마침내 좌석에서 진짜 맥주를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세르비아와의 개막전에서 잉글랜드 팬들의 행동이 너무나 선해 프랑크푸르트 2차전에서 에일과 같은 맥주가 허용된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팬들은 지난 17일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는 알코올이 거의 없는 맥주만 마실 수 있었다. 매체에 따르면 잉글랜드와 세르비아 경기는 '고위험' 경기로 편성돼 알코올 함량이 높은 음료는 판매할 수 없었다.
독일이 잉글랜드 팬들을 우려한 이유는 있다. 평소 잉글랜드 팬들이 축구를 볼 때 격하기로 유명해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팬들끼리 다툰다는 보도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영국에서는 1985년 이후로 문제를 막기 위해 맥주를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전에도 큰 사고가 있었다.
경기 전 경기가 열린 겔젠키르헨의 한 광장에서 잉글랜드 팬들과 세르비아 팬들이 다툼을 벌인 것이다. 유리병과 술잔이 날아들었고 몇몇 팬들은 의자나 식탁 등을 들고 싸우기도 했다. 몇몇 팬들은 피까지 흘렸고 200여 명의 경찰이 온 뒤에야 상황이 종료됐다. 경찰은 6명의 세르비아인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영국 내에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영국 당국은 "우리는 잉글랜드와 세르비아 경기를 앞두고 겔젠키르헨에서 발생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우리는 영국 국민이 체포됐다고 믿지 않지만 조사가 진행 중이다. 우리 조사팀은 현재 사건 영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영국 국민이 연루된 경우 축구 금지 명령을 모색할 것"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경기 후 잉글랜드 팬들은 달랐다. 잉글랜드 팬들의 선한 행동이 맥주를 마시게 했다. 세르비아와 잉글랜드 경기가 끝나고 문제가 있었다. 관중들이 경기가 끝나고 숙소나 집으로 가야 했지만 트램 서비스가 지연되면서 집에 가는 시간이 늦어진 것이다. 잉글랜드 팬들은 화가 날 법한 상황임에도 관계자들의 말을 들으며 침착하게 움직였고 큰 사고 없이 귀가할 수 있었다.
잉글랜드의 승리도 팬들의 태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잉글랜드는 17일 세르비아와의 유로 2024 C조 1차전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 에이스 주드 벨링엄의 헤더 득점으로 1-0 승리를 차지했다. 경기력은 좋지 않았으나 값진 승점 3점이었다.
경기장 내에서는 맥주를 마시지 못하지만 경기장 밖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은 허용된다. 독일 내에서 경기장 밖에서 스크린을 통해 응원하는 잉글랜드 팬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유로 대회에서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고 마지막 우승이 1966년 월드컵일 정도로 우승을 못한 시간이 50년이 넘었다. 축구통계매체 '옵타'는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이번 대회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국가가 19.9%의 잉글랜드라고 소개했다.
잉글랜드는 오는 21일 프랑크푸르트로 장소를 옮겨 덴마크와 조별 예선 2차전을 치른다. 덴마크는 슬로바키아와의 1차전에서 인간 승리의 주인공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득점에도 1-1 무승부를 거뒀기에 이번 경기 승리를 위해 잉글랜드를 거칠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맥주와 함께 흥이 난 잉글랜드 팬들이 잉글랜드의 승리를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더선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