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그야말로 완벽했던 '라스트 댄스'였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른 '교수님'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가 결승골을 도우면서 레알에 15번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겼다.
레알 팬들은 후반전 막바지 교체되어 나가는 크로스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며 10년 동안 크로스가 보여준 헌신에 보답했다.
크로스는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후반 29분 다니 카르바할의 결승골을 도와 레알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에두아르 카마빙가, 페데리코 발베르데와 중원을 구축한 크로스는 후반 41분경 루카 모드리치와 교체되어 나가기 전까지 81분여를 소화하며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크로스는 늘 그랬듯 중원에서 안정적인 패스로 볼을 배급하면서 경기를 조율했다.
'교수님'이라는 별명답게 크로스의 경기력은 일관적이었다. 레알의 전반전 경기력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크로스는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레알의 중원을 책임졌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크로스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시도한 94회의 패스 중 91회를 성공시키며 97%라는 무자비한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키 패스도 4회 성공했고, 긴 패스는 6회 중 5회가 정확하게 연결됐다.
발끝 감각도 날카로웠다. 크로스는 후반 4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얻어낸 프리킥 키커로 나서 골문 상단 구석으로 향하는 정교한 프리킥을 선보였다. 도르트문트의 수문장 그레고리 코벨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득점도 가능한 코스였다.
크로스는 후반 35분에도 다시 한번 예리한 프리킥으로 도르트문트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이번에도 코벨의 선방에 막혔다.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크로스는 다니 카르바할의 선제 결승포를 도우며 본인의 진면모를 보여줬다.
후반 29분 코너킥 상황에서 크로스가 올린 공을 카르바할이 높게 뛰어올라 헤더로 연결해 도르트문트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내내 레알의 공세를 잘 막아냈던 도르트문트의 센터백 듀오 마츠 훔멜스와 니코 슐로터벡, 코벨 골키퍼도 카르바할의 헤더를 막지 못했다.
이후 도르트문트 수비진 실책에서 나온 비니시우스의 추가골까지 터지자,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늦은 시간 크로스를 벤치로 불러들여 크로스가 관중들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크로스도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는 팬들을 위해 레알 엠블럼이 있는 왼쪽 가슴을 두드리고 포효하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벤치로 돌아온 크로스는 안첼로티 감독과 포옹을 나눈 뒤 다비드 알라바를 비롯한 동료들과도 인사했다. 선수 크로스의 마지막 클럽 경기는 그렇게 끝났다.
크로스는 자신의 마지막 클럽 경기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본인이 선제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피날레를 완벽하게 장식했다. 레알에서만 다섯 번이나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크로스다.
이제 크로스는 자국에서 열리는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를 마지막으로 축구화를 벗는다. 유로2024는 오는 14일 개최국 독일과 스코틀랜드의 경기로 개막한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