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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후배지만 너무 멋진 천우희…6개월 촬영에 오지랖 늘어"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4.05.30 17: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문정희가 '더 에이트 쇼'를 통해 느꼈던 다양한 감정을 얘기하며 촬영의 추억을 돌아봤다.

문정희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7일 공개된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문정희는 5층 역을 연기했다.



5층은 모두가 갈등 없이 잘 지내기를 바라는 쇼의 평화주의자로, 천사 같은 마음씨로 참가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화를 중재하며 주변을 항상 챙기지만 한편으로는 다소 답답한 면모도 가진 인물이다.

이날 문정희는 "어려웠다"면서 "감독님도 공을 많이 들이신 캐릭터였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이 역할이 그렇게 마냥 사랑스럽지는 않더라"고 얘기했다.

이어 "(작품에 참여하는)마음은 너무 좋고, 한재림 감독님과 함께 하는 것도 정말 좋은데 5층이라는 인물이 사랑스럽지가 않은 것이다. 그런 사람을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는다. 항상 발을 뺄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이지 않나"라고 얘기했다.

한재림 감독은 문정희에게 '많은 오지랖을 보여주세요'라는 디렉션을 줬고, 문정희는 5층이 가지고 있는 특색에 대해 "오지랖이 많지만 정작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되거나 피해가 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캐릭터를 해석해나가며 연기 톤을 맞추려 했던 노력을 털어놓았다.



"그렇게 6개월 이상 촬영하면서 너무 고민이 많았다"고 말한 문정희는 "저 역시도 이런 역할을 맡은 것이 처음이다 보니 저도 제 자신을 돌아보며 연기하게 되더라"고 전했다. 

이어 "5층은 감독님이 사랑하신 캐릭터지만, 개인적으로는 비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딜 가나 그런 사람들이 꼭 있지 않나. 평화주의자인 척 하지만 결정적일 때는 안 나서는 사람들"이라며 답답함을 느꼈던 때를 떠올리기도 했다. 

문정희는 '더 에이트 쇼'의 제목이 '머니게임'으로 알려졌을 당시, 초창기에 일찌감치 캐스팅 됐다. 한재림 감독도 5층 역할에는 애초에 문정희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정희는 "2층 역에 이주영 씨가 출연한다고 했을 때 '감독님 너무 잘하셨다' 생각했고 다른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천우희 씨가 거의 마지막에 캐스팅 됐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배우기도 하지만 8층 역할은 우희 씨가 하면 진짜 잘하겠다 싶었다. 1층부터 8층까지 모인 배우들을 보며 모든 아귀가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만족했던 때를 되짚었다.




6개월 간 함께 동고동락하며 실제 끈끈한 정을 쌓아갔다고 말한 문정희는 "그렇게 끈끈함을 쌓은 것이 자부심이기도 하다"고 밝게 웃음 지었다.

특히 천우희와는 영화 '카트' 이후 약 10년 만의 만남으로, "그 이후로도 우희 씨와 연락을 자주 주고받아왔지만, 작품에서 만나니 확실히 더 애틋함이 있더라. 어려운 역할이었는데 잘해줬다고 생각했다. 본인의 색깔을 확실히 내는 배우이기 떄문에, 후배이지만 그런 의지 같은 것들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3층 역을 연기한 류준열을 언급하며 "처음 연기를 같이 했는데, 인간미가 있더라. 너무 좋았다"고 웃으면서 1층 역의 배성우, 2층 역의 이주영, 4층 역의 이열음, 6층 역의 박해준, 7층 역의 박정민까지 모든 배우들도 두루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이어 "다들 진짜 친해졌다. 8명이 모여 6개월 동안 촬영을 하면 혹시나 삐끗하고 그럴 수 있는데, 삐지는 것 없이 서로 서로 북돋아주는 분위기가 컸다. 배우들 사이에 엄청난 끈끈함이 있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미소를 보였다.

오지랖 넓은 성격의 5층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실제 오지랖이 넓어진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전한 문정희는 "지금은 작품에서 다 끝나고 빠져나오니까 '5층 너무 답답해'라고 말하고 있지만, 촬영하다 보니 '어느덧 저는 그냥 5층에 너무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더라"고 다시 웃음 지었다.



이어 "말투도 조금씩 더 느려지고, 좀 더 친절해지는 면이 있었다. 제가 약간 목소리가 큰 편인데, 현장에서는 5층처럼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동기화가 되더라. 촬영 대부분을 대전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해서, 집에 돌아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5층으로 6개월을 있던 것이다. 저도 제가 그렇게 오지랖이 많은 사람인 줄 몰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해 개봉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를 비롯해 '더 에이트 쇼'까지 올해의 작품 활동을 이어 온 문정희는 20년 만의 연극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하며 "벌써 20년이 됐더라. 용기를 내는 계기가 됐다. 늘 꽉 채운 하루를 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고 현재의 일상을 보내고 있는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어 "쉴 때도 즐겁고, 일 할 때도 즐겁다. 좋은 작품에서 잘 연기할 수 있도록, 배우로서 또 인간으로 잘 살아야겠다 싶더라. 제가 그렇게 살았던 에너지와 열정, 체력 같은 것들이 연기에도 다 들어가는 것 같다. 또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보니, 거기서 얻는 에너지들도 있다. 반려견을 보면서 세상을 달리 보는 눈이 생기고, 매일매일이 아깝더라"고 하루하루 부지런히 움직이고 싶은 마음가짐을 털어놓았다.

사진 = 넷플릭스, 에이스팩토리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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