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리버풀을 떠난 위르겐 클롭 감독이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릭 텐 하흐 감독을 비난했다. 지난 1월 제이든 산초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임대를 보낸 일 때문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지난 29일(한국시간) "클롭은 어느 클럽에서나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한 중요한 특성인 선수 관리에 관해 논의할 때 맨유를 공격했다"며 "클롭은 맨유와 텐 하흐가 산초를 1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임대 보내기 전에 그를 포기했다고 비난한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클롭은 텐 하흐와 산초에 대해 "전 세계가 선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잃으면 감독이 선수 뒤에 있어야 한다"며 "나는 '그가 쓸모없다'는 말을 그냥 받아들일 수 없다. 다른 클럽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선수를 8000만 파운드(약 1390억원)에 사서 임대로 보내는 것이다"고 말했다.
산초가 도르트문트로 임대를 떠난 것은 지난 1월이었다. 텐 하흐 감독과의 마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지난 9월 아스널과의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였다. 텐 하흐 감독은 산초가 훈련에 지각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임해 1군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혔고 산초는 사실이 아니라며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였다.
텐 하흐 감독은 그를 1군 스쿼드에서 완전히 제외하고 유스 팀과 훈련하도록 지시했다. 산초는 텐 하흐 감독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구단에 이적을 요청했다. 그렇게 산초는 자신의 친정팀인 도르트문트로 반시즌 임대를 떠났다.
누구도 산초가 도르트문트에서 부활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그가 맨유로 이적 온 뒤로 한 시즌도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낸 적이 없었다.
산초가 맨유로 온 것은 지난 2021년 여름이었다. 그는 도르트문트 157경기에서 53골과 67도움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쌓고 많은 기대 속에 맨유로 이적했다. 맨체스터 시티 유스 출신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도 발탁된 선수이기에 프리미어리그 적응은 필요 없을 듯했다.
산초는 맨유에서 도르트문트의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내지 못했다. 그는 높은 이적료 탓에 꾸준히 기회를 받았으나 기록과 경기 영향력 모두 아쉬웠다. 그는 이번 시즌까지 맨유에서 82경기를 뛰며 12골과 6개의 도움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도르트문트에서 리그 10골과 10개의 도움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처참하게 떨어진 수치였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로 돌아가 이번 시즌 다시 기량을 끌어 올리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 23경기에 포함해 3골과 3개의 도움을 올리며 부활한 듯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진가가 드러난 것은 PSG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이었다. 산초는 준결승 1, 2차전 모두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해 자신의 주특기인 빠른 속도와 드리블 돌파를 통해 측면 공격을 활성화했고 도르트문트는 그의 활약 속에 PSG를 합계 스코어 2-0으로 누르고 11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올랐다.
PSG와의 경기에서 산초가 맹활약하자 텐 하흐 감독에게도 그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텐 하흐 감독의 반응은 의외였다. 그는 "산초가 (PSG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는 왜 맨유가 그에게 7300만 파운드(약 1270억원)를 지불했는지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산초는 다음 달 2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르고 맨유로 돌아간다. 도르트문트와 산초 모두 계약 연장을 원하지만 이적료가 만만치 않다. 산초가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된다면 산초가 맨유에 남을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텐 하흐 감독의 거취가 이번 주 내로 결정될 것이 유력하기에 산초의 거취도 곧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텐 하흐가 여름 이후에도 계속 감독을 한다면 산초는 올드 트래퍼드(맨유 홈구장)에서 미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텐 하흐가 떠나더라도 맨유는 현금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맨유가 산초를 팔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