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전설적인 두 감독이 만났다.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나는 위르겐 클롭 감독과 저녁 식사 시간을 가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알렉스 퍼거슨 경은 큰 격차를 넘어 위르겐 클롭에게 경의를 표한다 "며 "클롭은 전설적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개인적으로 그에게 작별 인사를 할 기회를 요청한 후 식사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클롭은 그날 저녁을 '훌륭하다'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저녁 만찬은 클롭 감독의 마지막 경기 이전에 진행됐다. 퍼거슨 감독은 라이벌 팀의 감독이지만 그에게 개인적인 인사를 건네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클롭 감독의 마지막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리버풀은 지난 20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울버햄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클롭 감독에 마지막 선물을 안겼다. 클롭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과 포옹한 뒤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리버풀 구단은 SNS를 통해 클롭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고 21일 새로운 감독인 아르네 슬롯 감독의 선임을 발표했다.
리버풀의 클롭 감독은 지난 1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발표였다.
클롭 감독의 업적은 라이벌 팀의 전설적인 감독인 퍼거슨이 저녁 식사에 초대할 정도로 대단했다. 그는 중위권에 머물던 팀을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팀으로 이끌었고 우승까지 만들었다.
그가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2018-19시즌이었다. 그는 리버풀을 이끌고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고 결승에서 토트넘 홋스퍼를 꺾고 15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리그 우승도 가까웠지만 승점 1점이 부족해 맨체스터 시티에 우승을 내줬다.
하지만 바로 다음 시즌 클롭 감독은 대업을 이뤘다. 리버풀은 2019-20시즌 30년 만에 리그 우승까지 달성하며 리버풀 팬들의 오랜 꿈을 이뤄줬다. 2위 맨시티와 승점 18점이 벌어진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도 리그 1위까지 오를 정도로 클롭 감독의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선수들이 체력에 부친 모습이 나오며 미끄러졌고 리그 3위로 마무리했다. 지난 2월 첼시와의 카라바오컵 결승에서 승리하고 우승 트로피를 따낸 것이 위안이었다.
퍼거슨 감독에게 인정받은 것은 특별하다. 퍼거슨 감독은 맨유를 30년 가까이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우승만 13차례나 이뤄내며 팀을 프리미어리그 최다 우승팀으로 만들었다. 1998-1999시즌 프리미어리그 구단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한 것도 퍼거슨 감독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2013년 맨유의 감독직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맨유의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며 팀에 애정을 쏟고 있다.
두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를 펼친 적은 없다. 클롭 감독이 리버풀에 부임한 것은 2015년 10월이고 퍼거슨 감독은 이전에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그럼에도 퍼거슨 감독은 리버풀의 감독이었던 클롭 감독에게 예의를 표했다.
사진=안필드 토크 SNS, 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