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전 토트넘 홋스퍼 미드필더 제이미 오하라가 팬들의 태도를 비판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스퍼스웹'은 16일(한국시간) "제이미 오하라는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패배하기를 원했던 토트넘 팬들을 변호했으며, 포스테코글루 비판에 문제를 제기했다"라고 보도했다.
1986년생의 오하라는 아스널과 토트넘 유스 출신을 모두 거친 선수다. 토트넘 유스에서 플로 데뷔한 그는 중앙 미드필더로 프리미어리그 통산 93경기, 토트넘 통산 56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여러 구단을 거친 뒤, 하부리그 팀 빌러리카이에서 2019년 은퇴했다.
이후 오하라는 영국 방송 '토크스포츠'에서 패널로 현재까지 프리미어리그를 팔로우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을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오하라가 문제 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은 지난 15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 간의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순연 경기 이후에 나왔다.
이날 토트넘은 엘링 홀란에게 2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맨시티전 패배로 토트넘은 리그 4위 도약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불발됐다.
그러나 팀이 목표로 삼던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음에도 일부 토트넘 팬들은 맨시티전 패배에 크게 기뻐했다. 맨시티가 승리를 거두면서 토트넘 최대 라이벌 아스널을 2위로 내리고 다시 프리미어리그 선두 자리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아스널과 맨시티 모두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만 남겨 두고 있는 가운데 맨시티가 승점 88으로 1위, 아스널이 승점 86로 2위에 위치 중이다. 아스널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은 38라운드 에버턴과의 홈경기에서 승리하고, 맨시티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최종전에서 무승부 혹은 패배를 거두는 것뿐이다.
아스널이 자력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사라지자 토트넘 팬들은 열광했다. 이날 홀란의 쐐기골이 터지면서 맨시티의 승리가 유력해지자 일부 토트넘 홈팬들은 맨시티 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아스널의 우승을 방해했다는 것에 즐거워 했다.
그러나 토트넘 팬들의 태도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도중 자신의 뒤쪽에서 맨시티를 응원하는 토트넘 팬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후 그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이틀간 구단의 근본이 심각하게 위태롭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라며 "내가 다시 밑그림부터 새로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 다 그랬다"라고 아스널의 우승을 막기 위해 패배를 원하는 토트넘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것보다 라이벌의 우승을 막는 걸 더 우선시한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드러낸 가운데 오하라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오하라는 15일 자신의 SNS을 통해 "난 포스테코글루와 그의 정신을 사랑하지만 토트넘 팬들을 향해 비난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린 지난 5경기에서 4경기를 졌다. 오늘 발은 우리보다 훨씬 더 나은 팀과 아스널 팬들을 상대로 거둔 거둔 작은 승리이다"라며 "다음 시즌에 우리는 세트피스를 정리하고 더 나은 선수들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는 포스테코글루 뒤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맨시티전을 포함해 최근 6경기에서 5경기를 패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아스널, 첼시, 리버풀에게 4연패를 당하면서 승점 쌓기에 실패했고 이는 토트넘엔 20년 만에 처음이다. 번리전에서 승리를 거둬 연패를 끊는 데 성공했지만, 이후 맨시티와의 홈경기에서 고개를 숙이며 4위 도약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맨시티전을 치르기도 전해 연패가 이어져 4위 진입 가능성이 희박해졌기에 팬들이 아스널의 우승이라도 막길 원하는 걸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토트넘이 맨시티전에서 승리했어도 4위 애스턴 빌라가 최종전에서 승리한다면 토트넘의 4위 도약은 불가능해진다.
토트넘의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이 없다고 본 오하라는 토트넘이 맨시티전에서 패해 아스널의 우승 도전을 방해하길 원했다. 그는 토트넘이 0-1로 뒤지고 있는 후반전에 클럽 주장 손흥민이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에서 동점골에 실패하자 SNS을 통해 "MOM은 손흥민이어야 해. 훌륭한 경기력이었어"라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