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프런트 직원들이 새 구단주인 짐 랫클리프 경의 경고에 폭발했다.
부임 직후 프런트의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까지 지적하는 구단주의 행태에 구단 직원들이 불만을 품은 것이다. 에릭 턴하흐 감독과 선수간 불화설이 계속 불거지더니 이번엔 직원들도 갈라서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맨유의 훈련장 분위기는 랫클리프 경의 비난으로 인해 초토화됐다. 맨유의 공동 소유주인 랫클리프 경은 최근 시설을 둘러본 뒤 실망감을 표하며 구단의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냈다"라고 전했다.
'더 선'에 따르면 랫클리프 경은 직원들에게 "많은 곳들이 어수선해서 충격을 받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IT 부서와 U-18, U-21 팀의 라커룸은 그다지 좋은 부분이 없었다"라며 IT 부서와 연령별 팀의 라커룸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선'은 "맨유 구단 직원들과 가까운 소식통은 현재 구단 직원들이 자신들이 하는 일보다 더 큰 문제를 겪게 됐다고 느끼며, 이런 비판이 캐링턴(맨유 훈련장) 내부에 좋지 않은 감정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라며 맨유의 프런트 직원들이 랫클리프 경의 지적에 대해 불만을 품었다고 설명했다.
맨유 직원들이 새로운 구단주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된 건 단지 지적 때문만은 아니다.
'더 선'은 "이러한 비판은 랫클리프 경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직원들의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 결승전 무료 티켓, 여행, 점심 식사 비용 등의 혜택을 취소한 데 이어서 나온 것이다"라며 랫클리프 경이 기존 구단 직원들의 복지 혜택을 축소시켰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또 "게다가 재택근무가 가능했던 일부 직원들은 맨체스터나 런던에 있는 구단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사무실에는 구단 직원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라며 일부 직원들의 경우 랫클리프 경이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자리도 부족한 사무실로 출근시켰다고 했다.
'더 선'에 의하면 랫클리프 경이 맨유 직원들을 사무실로 출근시킨 이유 중 하나는 그가 확인한 결과 재택근무를 할 때 이메일 트래픽이 20% 감소했기 때문이다. 재택근무를 하면 일을 하면서 직원간의 소통이나 업무 관련 메일이 줄어든다고 해석한 것이다.
또한 랫클리프 경은 회의 도중 구단 직원들에게 사무실 출근을 지시하면서 자신의 방침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사표를 쓰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라고 엄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더 선'은 "랫클리프 경의 모든 접근 방식은 잘 진행되지 않았고, 약 1000명의 직원 중 많은 숫자가 자신의 일을 걱정하고 있다"라며 현재 맨유 직원들 사이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했다.
일하는 방식을 지적한 것 외에도 랫클리프 경은 맨유의 역사가 담긴 박물관을 '쓰레기'라고 묘사해 직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직원들의 민심을 잃을 만한 행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랫클리프 경은 지난 2월 맨유의 새로운 공동 구단주로 부임한 인물이다. 화학 회사인 이네오스의 회장인 랫클리프 경은 맨유 외에도 스위스 리그의 FC 로잔 스포르와 프랑스의 OGC 니스를 소유하고 있다.
맨유의 새로운 구단주가 된 직후 랫클리프 경은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시끄러운 이웃(맨체스터 시티)과 또 다른 이웃(리버풀)으로부터 배울 점들이 많다. 그들을 모두 잡아서 넘어뜨린다면 그만큼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라며 최근 몇 년간 리그를 양분하고 있는 맨시티와 리버풀의 양강구도를 깨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포부와는 별개로 랫클리프 경은 당장 구단 직원들의 지지조차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더 선'은 "구단은 랫클리프 경이 구단의 새로운 공동 구단주로 합류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탄력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현재 많은 직원들이 활력을 잃었다"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