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한 선수가 체력 테스트에서 떨어졌음에도 경기에 출전했다. 맨유의 에릭 턴하흐 감독은 그의 선발 출전을 강행했다.
35살 수비수 조니 에반스가 주인공이다. 에반스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맨유와 크리스털 팰리스의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경기에서 선발 센터백으로 출전했다. 부상 복귀전임에도 그는 풀타임 출전했으나 팀의 0-4 패배를 막지 못했다.
에반스가 부진했으나 체력부터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 전문 매체 '어택킹 풋볼'은 "에반스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 출전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며 "그는 지난주 훈련에 복귀했지만 경기 전 진행한 체력 테스트에서 떨어졌다"고 전했다.
맨유는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에반스와 그의 파트너인 카세미루가 상대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하며 4골을 허용하며 참사를 면치 못했다. 맨유는 이번 경기에서 4실점 하며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81실점을 기록했고 이는 1976-1977시즌과 최다 실점 동률을 이뤘다.
에반스는 지난달 5일 첼시와의 경기 이후 한 달만에 복귀전이었다. 에반스는 첼시와의 경기에서 근육 부상으로 빠진 후 한 달 간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음에도 그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훈련도 막 복귀한 상태라 정상적으로 뛸 수 있는 몸이 아니었으나 턴하흐 감독은 그를 교체해주지 않았다.
턴하흐 감독도 사정은 있었다. 맨유에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센터백이 에반스밖에 없었다. 그의 파트너가 수비형 미드필더인 카세미루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맨유는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에반스와 해리 매과이어를 센터백으로 내세우려 했다. 하지만 지난 6일 악재가 찾아왔다. 후반기 큰 부상 없이 맨유의 수비를 지킨 해리 매과이어가 근육 부상으로 3주간 빠진다는 것이었다. 오는 25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3-2024 잉글랜드 FA컵 결승전 출전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센터백 부상이 많아도 너무 많은 맨유다.
맨유는 6명의 센터백 중에 에반스를 제외하고 5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아약스에서 맨유로 이적해 좋은 모습을 보인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는 이번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리며 리그 9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5번째 센터백인 에반스가 리그 20경기에 출전한 것만 봐도 맨유의 부상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에반스가 이번 경기 부진하긴 했으나 맨유는 에반스의 활약에 감사할 따름이다. 36세의 베테랑 수비수인 에반스는 레스터 시티가 2부로 강등되자 자유 계약(FA)으로 친정팀인 맨유로 왔다. 그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맨유에서 8시즌을 뛰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4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등 여러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경험이 있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친정팀으로 합류했다.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았던 에반스는 리그 경기 수만 따지면 센터백 중 3번째로 많다. 맨유 센터백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해리 매과이어보다 2경기밖에 적지 않다. 급한 상황에서 팀에 도움을 주려 한 에반스는 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되고 있다.
리그 8위인 맨유는 리그 3경기만을 앞두고 있다.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노린 맨유는 유로파리그 진출권도 어렵게 됐다. 6위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승점 2점 차다. 맨유가 6위에 오르지 못하면 맨유는 맨시티와의 FA컵 결승에서 승리해야만 유로파리그로 향할 수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에반스는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님에도 남은 경기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