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김민재를 영입했더라면 어땠을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한 경기 뛰고 다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맨유 입장에선 골치 아픈 상황이다.
맨유 공식 홈페이지는 3일(한국시간) 부상자와 관련한 소식을 전하며 수비수 마르티스와 빅토르 린델뢰프가 근육 부상으로 한 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고 전했다. 린델뢰프는 햄스트링 부상이고 마르티네스는 종아리 부상이다.
린델뢰프 부상은 지난 31일 브렌트퍼드와의 경기 도중 나왔다. 선발 센터백으로 출전한 린델뢰프는 후반 24분 햄스트링 문제를 느끼고 마르티네스와 교체됐다. 문제는 마르티네스도 다쳤다는 것이다. 맨유 공식 홈페이지는 "안타깝게도,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는 훈련 도중 종아리에 문제를 느껴 몇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머리 아픈 맨유다. 마르티네스 실력은 의심할 여지 없이 맨유 주전 센터백이지만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경기가 출전하는 경기보다 많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무릎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한 뒤 이번 브렌트퍼드와의 경기에서 교체로 고작 21분 뛰었는데 한 경기 만에 다시 빠지게 됐다.
마르티네스는 이번 시즌에만 결장한 경기가 31경기나 된다. 이번 부상으로 한 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더 늘어날 것이다.
지난 시즌에도 부상으로 12경기 결장했는데 이를 합하면 맨유에서만 결장한 경기가 50경기가 넘을 전망이다.
마르티네스는 지난 시즌 아약스에서 맨유로 이적했다. 아약스 시절 감독이었던 에릭 턴 하흐 감독이 맨유의 사령탑이 되자 같이 맨유로 오게 됐다.
이적 당시 그의 영입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그는 센터백이지만 178cm라는 작은 신장을 지니고 있어 몸싸움이 거친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보란 듯이 맨유의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했다. 월드클래스 수비수 라파엘 바란과의 호흡도 완벽했다.
그의 장점은 확실했다. 텐 하흐 감독이 추구하는 후방 빌드업 축구를 완벽히 구사했다. 그는 지난 시즌 패스 정확도가 87%나 됐고 긴 패스도 68번이나 성공시켰다. 수비력도 흠잡을 것이 없었다. 볼 경합 성공률이 60%가 넘었고 가로채기도 33회나 기록했다. 공중 볼에서는 약점이 있었으나 자신의 축구 지능으로 이를 보완했다.
마르티네스는 팬들의 우려는 환호로 바꿔놨다. 그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맨유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턴 하흐 감독의 이번 시즌 구상에도 그는 빠지지 않았다. 그는 맨유 축구의 핵심이다.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이는 맨유의 악재로도 이어졌다. 그는 이번 시즌 맨유가 치른 29경기 중 9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이번 시즌 맨유가 부진한 주요 원인도 선수들의 부상이다. 특히 마르티네스를 포함한 센터백들 부상이 심각하다. 바란과 마르티네스를 주전 센터백으로 예상했으나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춘 경기가 거의 없다. 바란은 20경기 출장했으나 대부분 해리 매과이어나 린델뢰프와 센터백으로 호흡을 맞췄다.
당장 다음 경기가 문제다. 센터백 5명 중 3명이 부상이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밝힌 대로 마르티네스와 린델뢰프는 한 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5번째 센터백인 조니 에반스도 부상으로 언제 복귀할지 미지수다. 남은 두 선수 중 매과이어도 부상에서 지난 경기에서야 복귀했다. 아직 몸이 완전치 않다. 선발로 완전히 출전할 수 있는 선수가 바란 말고는 없다.
맨유는 오는 5일 첼시와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지난 브렌트퍼드와의 경기에서 아쉽게 무승부를 거둔 맨유로서 승리가 절실하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해야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4위 애스턴 빌라와의 격차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한편으론, 맨유 일방에선 지난여름 영입을 타진했다가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쟁에서 밀려 포기한 김민재가 생각날 법도 하다. 김민재는 2021년 유럽 진출 뒤 부상으로 쉰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부상 예방 능력도 뛰어나 몸이 위험하다 싶으면 조기 교체아웃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부상 병동 맨유에 딱 맞는 수비수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