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1회초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에이스'가 돌아왔다. KT 위즈 투수 고영표가 직전 등판의 부진을 만회하면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10-6으로 승리했다. 3연패에서 벗어난 KT의 시즌 성적은 2승7패(0.222)가 됐다.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 고영표는 6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피안타가 적진 않았으나 고영표 특유의 정교한 제구로 사사구를 1개도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투구수는 85개로 구종별로는 커브(28개), 투심(27개), 체인지업(22개), 슬라이더(8개) 순이었다.
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1회초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팀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던 고영표는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7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4이닝 13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9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더구나 팀이 개막 이후 8경기 동안 1승7패에 그쳤기 때문에 이날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의 마음가짐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고영표는 1회초 박찬호와 김도영 KIA의 테이블세터를 상대로 안타를 내주면서 위기를 맞이하는 듯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 브리토-최형우-이우성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모두 뜬공 처리해 위기에서 탈출했다.
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1회초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2회초도 무실점으로 넘어간 고영표는 3회초 2사에서 소크라테스의 2루타 이후 최형우의 땅볼 때 2루수 천성호의 포구 실책으로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이우성의 땅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4회초에 이어 5회초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고영표는 6회초에도 등판했다. 1사에서 김선빈의 안타 이후 이창진의 삼진과 한준수의 땅볼로 이닝을 매듭지었고, 7회초를 앞두고 이상동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이강철 감독은 "선발 고영표가 좋은 위기 관리 능력으로 경기를 만들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1회초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경기 후 고영표는 "4월 첫 경기에서 승리하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 팀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오늘 승리가) 분위기를 전환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지난 등판에선 내 공을 던지지 못했던 것 같다. 3년간 해왔던 걸 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진했던 것 같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잇도록 많이 돌아보고, 영상도 많이 시청했다"고 밝혔다.
두산전과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은 무엇이었을까. 고영표는 "몸을 편하게 잘 쓴 것 같다. 지난해의 경우 (후반으로) 가면서 구속이 많이 떨어졌는데, 오늘은 구속을 계속 유지했던 게 고무적이었다. 투구 메커닉 면에서 되돌아본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1회초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수원, 김한준 기자
다른 구종에 비해 커브의 비율이 높았던 점에 대해선 "포수 방향으로 힘을 잘 써보자고 했던 게 통했던 것 같다. 변화구 제구도 잘 되면서 경기를 편하게 풀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평소보다 커브를 많이 던진 건 리드를 100% 포수 (장)성우 형에게 맡기고 경기에 임하는데, 성우 형도 커브가 좋다고 판단했다. 또 슬라이더를 섞어가면서 타자들의 눈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비율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지만, 선수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으려고 한다. 고영표는 "첫 경기 이후 당황스러웠다. 선수들은 늘 초반에 부진을 겪으면서 받아들이려고 하지만, 경기를 졌는데 어떻게 좋을 수 있을까"라며 "크게 동요하지 않으려고 하고, 선수들 스스로 반등하려고 노력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