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선발야구가 돋보인 한화 이글스의 7연승, 이 선수의 활약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몇 년 전까지는 투수였던 주현상이 완연한 필승조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주현상은 1일 현재까지 5경기에 등판해 6⅓이닝 무사사구 4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제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 번의 승리와 두 번의 홀드 기록이 말해주듯, 주현상의 등판 시점이 타이트한 상황이었음을 생각하면 0.00의 숫자는 더 대단하다.
24일 잠실 LG전에서 정규시즌 첫 등판에 나섰다. 한화가 7-2로 앞선 8회말 등판, 선두 홍창기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김현수와 오스틴 딘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오지환의 좌전안타로 2사 1・2루가 됐지만 문보경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26일 문학 SSG전에서는 6-0으로 앞선 9회말 고명준과 전의산을 각각 2루수, 유격수 뜬공으로 잡은 뒤 대타로 들어선 신인 박지환에게 헛스윙 삼진을 솎아내고 경기를 끝냈다. 27일 SSG전에서는 3-1, 단 2점 차인 8회말 등판해 최지훈 좌익수 파울플라이, 오태곤 삼진, 최정 1루수 파울플라이로 깔끔하게 막고 시즌 첫 홀드를 작성했다.
29일과 30일 대전 KT전에서는 연달아 멀티이닝을 소화했다. 29일 2-2 동점이던 8회초 1사 1・2루 위기 상황에 등판해 강백호와 황재균을 모두 초구에 2루수 땅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9회초에도 장성우 유격수 땅볼, 김민혁 좌익수 뜬공, 김상수 루킹삼진으로 삼자범퇴를 만든 주현상은 9회말 임종찬의 끝내기 안타에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30일 6-1이던 6회초 1사 1・2루에서 장성우를 삼진, 김상수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진화했다. 7회초에는 배정대와 천성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로하스에게 유격수 땅볼, 박병호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내고 실점 없이 투구를 마쳤다.
주현상은 "이제는 계속 중요한 상황에 올라가는 투수가 돼서, 마음의 준비를 잘하고 있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ABS 도입이 긍정적으로 적용한 것 같다'는 말에는 "사실 투수가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냥 미트 보고 던지려고 하는데, 조금 빠진 것 같은 것들을 한 번씩 잡아주니까 조금 도움을 받는 것 같기는 하다"고 얘기했다.
주현상은 지난해에도 55경기 59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96을 작성, 2승2패 12홀드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다. 한화 불펜 중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올해도 출발이 좋다. 주현상은 "지금까지는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다. 작년에는 초반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초반부터 잘하고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 후보로 주현상과 박상원을 두고 고심했던 최원호 감독은 일단 마무리 경험이 있는 박상원에게 먼저 마무리로 낙점했다. 마무리 욕심은 없냐고 묻자 주현상은 "욕심을 낸다고 해서 들어가는 게 아니다. 상원이도 워낙 공이 좋아서, 내가 앞에서 잘 던져주면 상원이도 더 깔끔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또 내가 열심히 던져야 팀이 많이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욕심 부리지 않고 최대한 성실하게 던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내야수였던 주현상은 2015년 입단, 투수로 전향해 2021년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그저그런 투수가 아닌, 팀의 승리를 지키는 필승조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투수로 전향하지 않았다면 주현상이 인생은 어떻게 됐을까. 주현상은 "야구를 안 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그는 "자신이 있었다. 투수로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있어서 바른 결단을 했고,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지 않나 한다"라고 덧붙였다.
달라진 한화, 주현상도 한결 더 더 편하고 재미있게 공을 던지고 있다. 주현상은 "선발들이 무조건 5이닝, 6이닝을 던져주니까 준비하는 것도 편하다. 형들이 많이 왔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얘기들을 해준다. 어린 선수들과 고참 형들의 합이 맞으면서 경기에서도 좋은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