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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입단 테스트→KT 합류…조용근 "올해 꼭 1군 데뷔할게요" [익산 인터뷰]

기사입력 2024.02.14 10:45

KT 위즈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합류한 투수 조용근. 익산, 최원영 기자
KT 위즈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합류한 투수 조용근. 익산,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익산, 최원영 기자) 기지개를 켤 시간이다.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프로에서 입단 테스트도 두 차례나 봤다. 야구 인생이 끝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무렵, KT 위즈가 손을 내밀었다. 전북 익산시야구국가대표훈련장에서 KT 퓨처스(2군)팀의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우완투수 조용근은 "올해는 꼭 1군 무대에 서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주고-중앙대 출신인 조용근은 대학교 3학년 때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이후 프로의 문을 두드렸지만 신인드래프트에서 어느 팀의 지명도 받지 못했다. 2020년 공개 입단 테스트를 거쳐 LG 트윈스에 육성선수로 합류했다. 

조용근은 "LG 테스트 당시 마음을 내려놓았다. 오히려 그게 더 좋았던 것 같다"며 "그때 내가 제일 마지막 순번이었다. 내 앞에서 던지는 선수들의 구속, 구위 등을 볼 수 있었다.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며 120%로 투구했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회상했다.

1군 데뷔로 이어지진 않았다. 2021시즌 종료 후 LG에서 방출을 겪었다.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고 지난해 7월 말 전역했다. 꾸준히 운동했지만 어느 팀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조용근은 "'이제 진짜 끝인가'라고 생각했는데 11월에 KT에서 연락이 왔다. 제주도에서 마무리캠프 중이니 입단 테스트를 보러 오라고 하더라"며 "정말 마지막 기회라 여겼다. 이틀 뒤에 바로 제주도로 향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아예 안 받는데 그때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스팸 전화까지 다 받았다. 예상치 못한 시점에 연락을 받아 무척 놀랐다"며 "KT가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어떤 동아줄이든 잡아보자고 다짐했다. 정말 간절했다"고 돌아봤다.

제주도에서 열흘간 테스트에 임했다. 조용근은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는 듯했다. 정신 차려보니 벌써 일주일 정도 지나있더라"며 "피칭 테스트를 다섯 번 정도 봤다. 선수단 훈련 스케줄까지 모두 소화하느라 무척 바빴다"고 설명했다.

결국 조용근은 입단 테스트를 통과했고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태한 KT 퓨처스팀 감독은 "당시 제주도에서 조용근이 투구하는 것을 직접 봤다. 슬라이더가 정말 좋더라"고 칭찬했다.

KT 위즈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합류한 투수 조용근. 익산, 최원영 기자
KT 위즈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합류한 투수 조용근. 익산, 최원영 기자


조용근은 "사실 완전히 자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투구하니 조금 긴장됐다. 몸이 붕 뜨는 느낌이었다"며 "처음엔 투구 밸런스가 준비한 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피칭 후 '진짜 잘 던졌다', '구속도 잘 나왔다'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감사했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프로에서 최고 구속은 시속 148km까지 나왔다. 테스트 때도 구속이 그 수치에 육박하게 나왔다고 들었다"며 "간절함이 통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조용근은 "단체 운동을 하니 정말 감회가 남달랐다. LG에 있을 때는 형, 선배님들이 많았는데 여기선 내가 거의 최고참이다. 유한 성격이라 어린 후배들과도 편하게 지낸다"고 전했다.

건강히 캠프를 끝마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조용근은 "팀에 힘들게 들어왔고 나이(1996년생)도 많은 편이다. 다쳐버리면 모든 게 끝날 것 같다. 무리하지 않고 순탄하게, 무조건 부상 없이 캠프를 마무리하고 싶다"며 "그 외엔 구속을 1순위로 생각 중이다. 제구가 어느 정도 되는 빠른 공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LG 시절엔 다른 투수들과 나를 비교했다. 이정용(국군체육부대 입대),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을 보며 '저 선수들을 꺾고 올라가야 하는데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자신감이 더 떨어지더라"며 "이제는 간단하게 '제구되는 시속 150km 공을 던지자', '내 것만 잘하면 1군에 올라갈 수 있다'고 다짐한다.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내 강점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조용근의 마지막 실전 등판은 2021년 10월 6일 퓨처스리그 한화 이글스전이다. 이후 2년가량 공백기를 겪었다. 조용근은 "부산 기장에서 2차 캠프(2월 22일~3월 16일)가 시작되면 계속 연습경기를 치르는 일정이다. 그때부터 진짜 실전에 임한다는 각오로 투구하려 한다"며 "다른 선수들은 지난해까지 퓨처스리그에서 뛰어 감만 익혀도 되겠지만 나는 다르다. 제대로 준비해 놓고 연습경기에서 경험을 쌓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1군 마운드에 올라 본 적이 없다. 올해 데뷔를 꿈꾼다. 조용근은 "무조건 해야 한다. 못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다"며 "언제까지 이 팀에 남을 수 있을지 모른다. 나이에 대한 압박감도 있다. 사소한 것 하나,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며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조용근은 "1군 데뷔전을 치르게 된다면 '대담하다', '정말 간절하구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긴장하겠지만 최대한 티 내지 않겠다. 떨림을 설렘으로 바꿔 실력을 펼쳐 보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T 위즈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합류한 투수 조용근. KT 위즈 제공
KT 위즈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합류한 투수 조용근. KT 위즈 제공



사진=익산, 최원영 기자 / KT 위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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