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데스리가 우니온 베를린의 네나드 비엘리차 감독과 바이에른 뮌헨의 르로이 자네가 경기 중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상대 선수의 얼굴을 때린 감독이 징계 처분을 받았다.
독일축구협회(DFB) 스포츠 재판소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상대 팀 선수의 얼굴을 때린 분데스리가 우니온 베를린의 네나드 비엘리차 감독을 비신사적인 행동을 한 혐의로 기소한 뒤, 3경기 출장 정지 및 벌금 2만5000유로(약 36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징계의 일환으로 비엘리차 감독은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30분이 경과한 시점까지 경기장에 출입할 수 없게 됐다. 징계 기간 탈의실, 선수 라커룸, 복도 등 실내에 머물 수 없다. 팀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비엘리차 감독과 베를린 구단이 이번 처분에 동의하며 징계는 최종 확정됐다. 비엘리차 감독은 오는 28일 다름슈타트전, 다음 달 5일 라이프치히전, 8일 마인츠전까지 자리를 비울 예정이다.
징계 후 비엘리차 감독은 "내 행동을 후회한다. 해서는 안 될 방식으로 반응했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르로이 자네와 우니온 베를린의 네나드 비엘리차 감독이 경기 중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사건은 지난 25일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13라운드 순연 경기 베를린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 도중 발생했다. 이 경기는 지난해 12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폭설로 한 차례 연기됐다.
비엘리차 감독은 0-1로 끌려가던 후반 28분, 뮌헨의 스로인 상황에서 상대 선수 르로이 자네가 터치라인 쪽으로 다가오자 공을 주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행동이라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그는 한 발 더 나아갔다. 자네가 공을 달라고 팔을 휘두르자 공을 멀리 던져버렸다.
자네가 항의하자 비엘리차 감독은 손으로 자네의 얼굴을 가격했다.
격분한 자네가 달려들자 다시 한 번 손으로 자네의 얼굴을 때렸다. 베를린 코치진을 비롯해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다급하게 달려와 두 사람을 떼어냈다. 주심은 비엘리차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주며 곧바로 퇴장시켰다. 이날 경기는 하파엘 게헤이루의 결승골을 앞세운 뮌헨이 1-0 승리로 장식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우니온 베를린의 네나드 비엘리차 감독과 바이에른 뮌헨의 르로이 자네가 경기 중 다툼을 벌이고 있다. 코치진 및 선수들이 이들을 말리는 중이다. 연합뉴스
해당 경기 후 비엘리차 감독은 "자네가 날 도발했다"고 주장하며 사과하지 않았다. 결국 출장 정지 및 벌금 징계를 맞게 됐다.
독일 매체 '키커'는 지난 26일 "흔히 인생에서 모든 사람에게 두 번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하지만, 상대 선수의 얼굴을 두 번이나 가격한 비엘리차에게는 그럴 수 없다. 비엘리차는 뮌헨 원정에서 이성의 끈을 놓았다"며 "그는 자네와 논쟁을 벌이는 동안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다. 아무리 선수가 감독을 자극하더라도, 경험 많은 감독이라면 이를 무시할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비엘리차는 (퇴장 후) 관중석으로 올라간 뒤에도 뮌헨 팬들과 말다툼을 벌였다. 어리석은 행동으로 구단의 명예까지 훼손했다"며 "선수들의 신뢰를 잃은 비엘리차는 감독직까지 내려놓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이며 경질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비엘리차 감독은 지난해 11월 말 베를린에 부임했다. 팀을 이끈 지 두 달 정도 됐다. 현재 베를린은 승점 14(4승2무11패)로 분데스리가 15위에 머물고 있다.
자네는 뮌헨 핵심 선수로 해리 케인 도우미로 이번 시즌 맹활약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