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개리 네빌이 잉글랜드 최고의 축구스타 주드 벨링엄을 칭찬하면서 동시에 친정팀이 처한 현실을 비판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5일(한국시간) "네빌은 잉글랜드의 슈퍼스타 벨리엄이 맨유에서 뛰었다면 구단 문화 때문에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고 주장했다"라며 네빌의 발언을 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네빌은 스카이스포츠에 출연해 "난 예전에 선수들에게 맨유로 이적하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조언하곤 했다. 맨유는 마법과 같은 축구클럽이었다"라면서 "돌이켜보면 그건 매우 형편없는 조언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벨링엄이 만약 맨유에 왔다면 어땠을까? 난 모른다. 물론 성공했을지도 모르지만 구단 문화 때문에 확신할 수 없다"라면서 "맨유 대신 다른 팀을 택한 선수들은 계속해서 큰 성공을 거뒀다. 벨링엄은 맨유 대신 버밍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택했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정말 잘 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네빌 옆에 있던 또다른 맨유 레전드 로이 킨 또한 "난 지난 수년 동안 '선수라면 맨유와 계약할 기회가 있을 때 계약해야 한다'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내 마음은 바뀌었다"라며 최근 맨유는 계약할 가치가 없어졌다고 맞장구쳤다.
네빌은 맨유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성장해 맨유에서 은퇴한 '원클럽맨'이다. 그 누구보다 맨유의 생태와 문화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며 그만큼 맨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네빌 본인이 말했던 것처럼 과거에는 선수들에게 맨유 이적을 추천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그런 조언들이 형편없었다고 털어놓으면서 현재 맨유에서는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 대상에 최근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한 벨리엄이 포함된 것이다. 벨링엄은 유망주 시절 맨유 입단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훈련장인 캐링턴을 견학했고,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과도 만났다.
버밍엄 시티에 입단한 후 2020년 독일 도르트문트로 떠날 때는 맨유와 도르트문트가 치열한 영입전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벨링엄의 선택은 도르트문트였다.
이후 벨링엄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공격진 중심이 돼 활약했으며, 엘링 홀란과도 좋은 호흡을 보였다. 2021-22시즌 리그 3골8도움을 올린 벨링엄은 지난 시즌 31경기 8골5도움으로 팀의 분데스리가 준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1억300만 유로(약 1478억원)의 이적료로 레알 유니폼을 입었다. 각종 옵션까지 더하면 최대 1800억원까지 증가하는 엄청난 액수다.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이적한 벨링엄은 이적료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리그 17경기 13골 2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경기 4골 3도움 등 모든 대회를 더해 17골 6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세계 최고의 유망주에게 주어지는 골든보이를 수상하며 차세대 축구의 신으로 인정 받았다. 일각에서는 내년 발롱도르 유력 수상 후보로 여기고 있을 정도다.
맨유 대신 다른 팀을 선택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벨링엄과 달리 맨유에서는 최근 몇 년간 정상급 선수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맨유가 이번 시즌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동안 레알은 이날 벨링엄의 활약 속에 라이벌 바르셀로나를 꺾고 통산 13번째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네빌의 말처럼 벨링엄이 도르트문트나 레알이 아닌 맨유에서 뛰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