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저, 진짜 잘하고 싶습니다."
벌써 프로 4년 차가 됐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투수 이승현은 지난 3시즌을 돌아보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올해는 꼭 달라지겠노라 굳게 각오를 다졌다.
대구상원고 출신인 이승현은 2021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다. 지난해엔 1, 2군을 오갔다. 시즌 도중 고전하던 오승환 대신 임시로 마무리 보직을 맡기도 했지만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총 48경기 43⅓이닝서 1승5패 7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4.98에 머물렀다. 프로 3시즌 통산 성적은 147경기 130⅓이닝 4승13패 28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4.90이 됐다.
이승현은 "프로에서 3년 중 지난 시즌이 가장 힘들었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며 "팀 선배들에게 자주 조언을 구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결국 내가 스스로 깨달아야 하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시즌 종료 후엔 내년, 내후년도 있으니 마음 비우고 다시 새 시즌을 준비하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15일 정규시즌 경기를 모두 마치고 11월 12일 비행기에 올랐다. 호주야구리그(ABL) 소속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에 파견됐다. 투수 박권후, 포수 이병헌, 박희수 투수코치, 팀 트레이너와 함께 건너갔다. 이승현은 선발투수로 변신했다. 투구 수, 소화 이닝을 늘리며 많은 공을 던졌다.
이승현은 "선발투수를 하고 싶었고, 도전해 보고 싶었다. 코칭스태프에 말씀드렸는데 허락해 주셨다. 호주에서 한 경기 최고 80~90개까지 던졌다"며 "비시즌에 아프면 치료, 재활만 해야 해 새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긴다. 몸 관리에 신경 썼다. 트레이닝 코치님이 운동을 무척 잘 시켜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발도 당연히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했다. 긴 이닝을 소화하며 볼넷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사라졌다"며 "호주에서의 경험이 멘털, 마인드에도 도움이 된 것 같다. 박희수 코치님께서 옆에서 잘 돌봐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호주리그에 가고 싶었는데 막상 다녀오니 더 좋았다. 열심히 배우고 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귀국했다. 집에 도착하니 26일이 돼 있었다. 짧은 휴식 후 지난 2일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이승현은 "쉬고 싶지 않다. 물론 휴식도 중요하지만 호주에 다녀온 뒤 스프링캠프까지 쭉 연달아 훈련하고 싶었다"며 "야구에 대한 욕심이 더 많아졌다"고 미소 지었다.
삼성은 오는 2월 1일부터 3월 6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에 돌입한다. 이승현은 선발로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는 "보직은 (박진만) 감독님께서 정하시겠지만, 캠프에서 계속 선발 경쟁을 할 수 있다면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다. 투구 수도 더 늘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선발진 한 자리에 들어가게 된다면 아프지 않고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을 돌고 싶다. 내 승수나 평균자책점 등은 중요하지 않다"며 "로테이션을 지킨다는 것은 그만큼 잘하고 있다는 뜻 아닌가. 무사히 시즌을 완주해 내는 게 목표다. 그래서 이번 스프링캠프가 내겐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절한 꿈을 꾼다. 이승현은 "이젠 팀과 팬분들께 믿음을 드리고 싶다. 계산이 서는 투수가 됐으면 한다"며 "올해는 야구장에서 많이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웃는 날이 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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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