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임재형 기자) '하나의 중국'을 강하게 옹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젠지가 CEO의 직접적인 의견 발표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다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부분의 젠지 입장문이 팬 커뮤니티인 '디스코드'를 통해 공개돼 제대로 된 대처였는지에 대한 팬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젠지의 이번 논란은 스폰서 '시디즈'와 진행하려고 했던 대만 지역 이벤트에서 점화됐다. 중국 커뮤니티의 불만을 잠재우려다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무결성을 단호히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밝혀 큰 논란의 중심이 됐다. 젠지가 발언한 '영토의 무결성'은 '하나의 중국'을 넘어 중국의 옛 영토에 대한 수복권을 주장하는 의미로 확장되기도 하는 강한 표현이다.
젠지 측은 21일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이지훈 상무의 입장문을 공개한데 이어, 26일에는 아놀드 허 CEO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아놀드 허 CEO의 입장문에는 그간 없었던 '영토의 무결성' 발언 철회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놀드 허 CEO는 게시글에서 젠지의 2가지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했다. 아놀드 허 CEO는 먼저 "지난 19일 업로드된 게시물에 포함된 정치적 단어 및 '영토의 무결성'이라는 잘못된 단어 사용을 인정하고, 철회한다"고 밝혔다. 아놀드 허 CEO는 "젠지는 e스포츠 기업으로서 어떠한 정치적 견해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놀드 허 CEO에 따르면 관련된 2명의 직원은 현재 정직 상태이며, 조사가 마무리되면 계약 종료를 포함한 인사 처벌을 받을 예정이다. 아놀드 허 CEO는 "내년 1월 중 전문가를 초빙해 직원 교육을 진행하겠다"며 "선수들을 향한 악의적인 비방 및 행동에 대해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아놀드 허 CEO는 3년 간의 연봉 환원, 본인의 역할 축소 및 신규 비즈니스 리더십 출범도 약속했다. 다소 강도 높은 쇄신안에도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비판적이다. 젠지의 주요 임원진이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서만 입장문을 공개했기 때문인데, 각종 SNS 채널 중 디스코드는 특히 폐쇄성이 강하다.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과 다르게 디스코드는 특정 커뮤니티만 열람이 가능하며 이에 사과의 '진정성'에 대한 팬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아놀드 허 CEO는 추가 입장문을 게시해 디스코드 소통 이유를 밝혔다. 아놀드 허 CEO는 "직접 우리 커뮤니티와 대화하고 싶었다. 앞으로 젠지는 어떠한 정치적 견해를 지지하지 않고 논쟁에 동조하지 않겠다"며 "스폰서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현재 스폰서들과 미팅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각 스폰서들을 직접 만나 사과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사진=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임재형 기자 lisc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