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언론이 한국에서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한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투수 라울 알칸타라의 행보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일본 야구 전문 매체 '풀카운트'는 21일 "한신 타이거즈에서 고전했던 알칸타라가 KBO리그에서 부활했다"며 "알칸타라는 올 시즌 KBO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두산은 이날 2023 시즌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두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의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알칸타라는 계약금 5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등 총액 150만 달러(약 19억 5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알칸타라는 올해 KBO리그 최고의 에이스 중 한 명이었다. 31경기에 선발등판해 192이닝을 던지며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했다. 두산이 기대했던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세부 지표도 뛰어났다. 2023 시즌 KBO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것은 물론 퀄리티 스타트 22회로 이 부문 1위였다. 선발등판 때마다 긴 이닝을 먹어주면서 최소 실점으로 막는 능력이 뛰어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30경기 180⅓이닝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 탈삼진)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하면서 타이틀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최고의 투수라는 점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2020 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고 31경기 198⅔이닝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로 다승왕과 승률왕,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게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알칸타라는 2021, 2022 시즌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2020 시즌 종료 후 두산의 재계약 구애를 뿌리치고 한신에서 새 도전에 나섰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KBO리그보다 타자들의 수준이 높은 일본에서는 150km를 쉽게 넘나드는 빠른 공만으로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려웠다.
알칸타라는 2021 시즌에는 선발투수로 정규리그를 시작했지만 부진 속에 불펜으로 밀려났다. 24경기 59⅓이닝 3승 3패 홀드 평균자책점 3.49의 성적은 준수해 보이지만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었다.
알칸타라는 2022 시즌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39경기 38⅓이닝 1승 3패 1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4.70에 그치면서 한신과 재계약이 불발됐다. 알칸타라에게 2년 총액 400만 달러(약 52억 원)를 투자했던 한신은 알칸타라를 붙잡지 않았다.
이때 에이스가 필요했던 두산이 알칸타라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알칸타라 역시 자신의 선수 커리어 최고의 순간을 보냈던 두산 리턴을 결정했다.
알칸타라는 지난 2월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때부터 날카로운 구위를 뽐내며 이승엽 두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를 만족시켰다. 알칸타라 역시 두산에서 다시 뛰게 된 부분에 크게 기뻐했다.
알칸타라는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나는 두산의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두산에서) 효자로 남고 싶다. 앞으로는 얌전히 집에 있을 거다"라고 말하며 베어스에서 오래오래 머물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알칸타라는 자신의 약속처럼 '효자' 외국인 투수가 됐다. 정규리그에서 코칭스태프가 기대했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면서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달 마무리 캠프 기간 "알칸타라는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최다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해줬다. 재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강한 신뢰를 보냈고 내년에도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풀카운트'는 "알칸타라는 2019년 KT 위즈에서 KBO리그에 데뷔했고 2020년 두산으로 이적해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3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며 "2021년 한신으로 이적해 2년간 63경기 4승 6패 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 "알칸타라는 KBO리그 두산 베어스로 올 시즌 복귀하면서 90만 달러(약 11억 7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며 "지난 2년간 한신에서 받았던 추정치 400만 달러의 절반 이하 금액이었지만 리그 다승 4위, 탈삼진 3위 등을 기록하면서 재계약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한신 타이거즈는 KBO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를 거의 매년 영입했지만 최근에는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20년 KT에서 타율 0.349(550타수 192안타) 47홈런 135타점으로 KBO리그를 평정한 멜 로하스 주니어는 2021, 2022년 한신에서 뛰었지만 재계약에 실패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는 2021 시즌 60경기 타율 0.217(189타수 41안타) 8홈런 21타점에 그쳤다. 한국보다 날카로운 구위와 정교한 제구력을 자랑하는 일본 투수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의 2022 시즌도 처참했다. 89경기 타율 0.224(183타수 41안타) 9홈런 27타점으로 일본 프로야구에 끝내 적응하지 못하고 재계약에도 실패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는 2023 시즌을 멕시칸리그에서 뛰다 2024 시즌 KBO리그 친정팀 KT로 복귀했다. 알칸타라보다 1년이 늦기는 했지만 자신의 커리어 최전성기를 보낸 좋은 기억이 있는 곳으로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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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