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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구단 '유럽 슈퍼리그' 가세? 어림 없다…英 총리 "무허가 리그 참가, 법으로 금지"

기사입력 2023.12.22 00:00

이태승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유러피언 슈퍼리그(ESL)가 재가동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지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참가할 꿈도 못 꿀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주요 언론은 21일(한국시간) "유럽사법재판소가 과거 ESL에 참가의사를 표명한 유럽 구단들에 징계를 내리겠다고 선포한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의 선언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며 "ESL이 부활할 수 있다"고 알렸다.

지난 2021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 주도 아래 창설된 ESL은 유럽 최정상 구단 20개가 경쟁을 벌이는 콘셉트의 미허가 축구 리그다. 이러한 리그를 창설한 이유는 경제적인 수익 때문이다. 전세계적 팬을 보유한 이른바 '빅클럽'들이 매주 맞대결을 펼치면 참가 구단들 수입이 막대할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UEFA와 FIFA 등 유럽 각지 리그 사무국은 이에 결사반대를 외쳤다.

유럽 최정상들 클럽만 경쟁을 펼치면 ESL에 참가하지 못하는 중소규모 클럽들은 인기와 주목도가 떨어지고 팬들이 소비하지 않으며 수입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UEFA 또한 자신들이 운영하는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등의 파급력과 경제적 규모에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하다보니 반대를 외쳤다. FIFA의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ESL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월드컵에서 출전할 수 없다고 표명하는 등의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유럽사법재판소가 판결로 ESL 창설의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많은 축구 팬들은 걱정에 휩싸일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프리미어리그 팬들은 ESL 출범을 우려할 이유가 없을 전망이다. '더 선'은 21일 "영국의 리시 수낙 총리가 2024년부터 도입할 새로운 정책으로 인해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ESL에 참가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독립 기구를 설치, 축구에 관련된 모든 행정사항을 관리할 예정이다. 해당 기구는 영국 내 모든 축구 팀들이 무허가 리그 참가 및 현재 소속 리그의 불법적인 이탈을 막는다는 취지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유럽사법재판소 판결 공개 후 영국 정부 대변인은 "재판소 판결이 ESL의 창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금 영국 국내 소속 리그에서의 탈주는 영국 축구에 있어 매우 심각한 사건이 될 수 있다. 이미 ESL은 전국의 팬, 구단, 그리고 정부에 의해 지탄받은 사안"이라고 ESL에 공개적인 질타를 가했다. 이어 "정부는 축구 리그에 대한 전반적인 관할을 독립적인 기구에서 전담할 예정이다. 이를 실현할 관련 법안은 곧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결정에 여당 하원의 트레이시 크라우치는 "스스로도 축구의 열정적인 팬인 리시 수낙 총리가 계층을 가리지 않고 모든 팬들이 응원하는 구단의 재정적인 안정을 찾고 어떻게 운영되어야할 지 결정한 것에 대해 매우 기쁘다"며 "영국 축구는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 우리의 스포츠가 보존되는 것이 중요하다. 시행될 독립 기구가 매우 기대되는 이유"라고 해당 법안에 지지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ESL 재점화 소식에 페레스 회장은 즉시 입장문을 통해 '쌍수'를 들고 환영 입장을 나타낸 상태다. 그는 "매우 만족스러운 판결"이라며 "구단의 앞길은 구단만이 정할 수 있다. 축구와 우리는 함께 승리했다"고 했다. ESL 창설에 다시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판결과 동시에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혹은 준우승을 차지했던 빅클럽들이 속속 불참 의지를 내비쳐 ESL이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UEFA 대회에 참가하고 유럽 축구의 지속적인 발전을 원한다. UEFA와 프리미어리그 팀들과 긍정적인 협력에 전념하겠다"며 ESL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했다.

슈퍼리그 출범을 누구보다 반대했던 바이에른 뮌헨은 "슈퍼리그는 유럽 축구 체계를 공격하는 수단이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우리의 뿌리다. 분데스리가를 약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강하게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이자 신념이다. 또한 우리는 UEFA 대회에도 전념하고 있다. 슈퍼리그의 문은 우리에겐 여전히 닫혀 있다는 걸 명확하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유럽 축구는 슈퍼리그를 원하지 않는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제외한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마찬가지다. 유럽 축구와 국내 리그를 보호해야 한다"며 같은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주축이 돼 ESL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에 확고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파리 생제르맹(PSG)도 판결 직후 "PSG는 슈퍼리그라고 불리는 모든 플랜을 완전히 반대한다"며 "PSG는 유러피언 스포츠 모델을 지지할 것"이라는 말로 ESL을 배격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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