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잉글랜드 1부리그 최장수팀 에버턴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이미 승점 10점 삭감이라는 중징계를 받았음에도, 추가 징계 가능성이 검토됐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30일(한국시간) "에버턴은 프리미어리그 규정의 새로운 위반 사항이 내년 5월 말까지 처리될 것이라는 걸 확인하면서 승점 추가 삭감 위험에 처했다"라고 보도했다.
최근 에버턴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승점 10점 감점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에버턴이 지난 3년간 프리미어리그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정(PSR)을 위반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지난 17일 프리미어리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PSR을 위반한 에버턴에게 즉시 승점 10점을 삭감하는 징계를 부과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4승2무6패, 승점 14로 14위에 있었던 에버턴은 한순간에 승점 4점이 되면서 19위로 추락했다. 최하위 번리와 승점 동률이 됐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꼴찌는 간신히 면할 수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매년 PSR 규칙 준수 여부를 평가 받는다. 최근 3년간 발생한 세전 이익 합계를 계산해 평가하며, 해당 기간 동안 1억500만 파운드(약 1687억원)를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할 경우 규정 위반으로 조사 및 처벌을 받는다.
에버턴은 지난 2020/21시즌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인해 3년간 누적된 손실이 무려 3억 7200만 파운드(약 6104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을 메우고자 뤼카 디뉴, 히샤를리송, 앤서니 고든, 모이스 킨 등 주축 선수들을 팔아치웠으나 끝내 징계 철퇴를 피하지 못했다.
재정 관리 실패로 승점이 10점이나 삭감돼 강등권으로 추락하면서 강등 위기가 엄습한 가운데 에버턴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영국 현지에서 에버턴의 추가 징계 가능성을 거론했다.
영국 '더 타임스'를 인용한 매체는 "에버턴은 이제 2022/23시즌 재정 정보를 프리미어리그에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마감일은 12월 31일까지이다"라며 "여름 동안 도입된 새로운 규정에 따라, 재정 위반이 빠르게 확인될 것으로 예상돼 시즌이 끝나기 전에 처리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이는 최근 징계를 결정한 '동일한 계산 시스템'이 다시 한번 사용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키웠고, 에버턴은 또 한 번의 승점 삭감을 겪게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즉, 2022/23시즌 재무제표가 반영되지 않은 3년간의 기록으로 승점 삭감 징계를 받은 에버턴이 직전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가 한계선으로 정한 액수 이상의 손실을 냈을 경우 추가 징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비슷하게 2021/22시즌 당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 있던 더비 카운티가 두 번이나 승점을 삭감 당한 바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웨인 루니가 이끌던 더비는 9월에 승점 12점 삭감 징계를 받은 뒤, 11월에 추가로 9점을 더 삭감 당하면서 무려 21점이나 승점이 깎였다. 결국 더비는 징계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3부리그로 강등됐다.
그렇기에 이미 리그 19위로 추락한 상황에서 한 번 승점이 삭감될 수 있다는 건 에버턴한테 참담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잉글랜드 1부리그에서 무려 73년이나 머물러 최장 기간 잔류한 클럽인 에버턴이 결국 징계로 인해 2부리그로 내려갈 것이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졸지에 강등권 경쟁을 하게된 에버턴 팬들은 프리미어리그 결정에 크게 분노했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약 50여명의 에버턴 팬들이 지난 25일 프리미어리그 런던 본부 밖에서 승점 삭감 결정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매체에 따르면 시위에 참가한 한 에버턴 팬은 "구단 운영이 잘못됐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결과는 상당히 불균형한 것 같다"라며 불만을 드러냈고, 다른 한 팬은 "예전 사례를 봤을 때 벌금이나 약간의 승점 삭감을 예상하긴 했지만 10점 삭감은 전혀 일관성이 없다. 프리미어리그 규정집에 15% 초과 지출에 대해 10점을 감점한다고 어디 나와 있나"라고 분통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난 25일 리버풀과 맨시티 경기에서 비행기를 띄워 맨시티 홈 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 상공에 '프리미어리그=부패'라는 메시지가 적힌 배너를 걸었다.
27일 오전 예정된 맨유와의 맞대결보다 리버풀-맨시티전이 일찍 열렸기 때문에 이 경기를 통해 시위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프리미어리그는 에버턴의 항의 시위에 대해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사진=PA Wire,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