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쿄, 유준상 기자) 데뷔 세 시즌 만에 태극마크를 달게 된 좌완투수 최승용이 도쿄돔 마운드에서 호투를 펼쳤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PBC 2023 호주와의 예선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순탄치 않은 과정 속에서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한국은 2개 대회 연속 결승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구원 등판한 최승용의 성적은 1⅔이닝 1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선발투수 문동주가 5⅔이닝을 소화했고, 대표팀은 6회초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김영규-신민혁-최지민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왔다. 신민혁이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교체됐으나 김영규와 최지민은 각각 ⅔이닝 무실점으로 팀이 1-2로 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나름 제 역할을 다했다. 대표팀은 7회초 1사 만루의 위기 속에서도 호주에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8회초에 앞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투수는 최승용이다. 당초 류중일 감독은 오원석과 최승용을 선발 후보로 분류, 두 투수에게 많은 이닝을 맡기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다만 문동주가 계획대로 5이닝 이상을 끌고 가면서 선발 자원이 일찍 마운드에 올라올 일은 없었다.
최승용은 8회초 선두타자 크리스토퍼 버크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데 이어 후속타자 루크 스미스에게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면서 순식간에 2사를 만들었다. 여기에 수비도 힘을 보탰다. 미첼 에드워즈의 장타성 타구 때 좌익수 문현빈이 펜스 플레이 이후 정확하게 2루로 공을 던졌고, 내야수들이 런다운으로 에드워즈를 몰고 가면서 태그 아웃으로 연결했다. 자연스럽게 이닝은 종료됐다.
최승용은 9회초에도 등판, 선두타자 브릴리 나이트에게 삼진을 솎아냈다. 리암 스펜스와 애런 화이트 필드의 볼넷으로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으나 릭슨 윙그로브의 헛스윙 삼진으로 한숨을 돌렸다. 이후 최승용은 정해영에게 마운드를 넘겨줬고, 정해영은 알렉스 홀에게 삼진을 잡았다. 경기 후반 아주 작은 빈틈도 허용하지 않은 최승용의 호투가 역전승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2021년 2차 2라운드 20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최승용은 데뷔 첫해 1군에서 15경기 18⅓이닝 2홀드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한 뒤 이듬해 48경기 93⅓이닝 3승 7패 5홀드 평균자책점 5.30으로 가능성을 나타냈다.
올해 최승용은 시즌을 치를수록 안정된 제구를 선보이며 34경기 111이닝 3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7로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젊은 좌완 투수가 부족했던 두산으로선 최승용의 성장세가 반가울 따름이었다. 소속팀은 물론이고 대표팀 역시 최승용의 기량을 주목하게 됐다.
이닝 소화 능력, 불펜 경험 등을 고려했을 때 최승용은 남은 경기에서도 중요한 순간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주어진 보직에 최선을 다하는 최승용이 다시 한번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