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 6차전 선발 안 쓴다!"…마음 굳힌 염갈량, 'LG 4연승→V3' 드라이브 [KS]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LG 트윈스가 타선의 폭발에 힘입어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고, 좀 더 여유롭게 휴식일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11점 차 대승 속에서도 과제를 남겼다. 큰 점수 차에서 구원 등판한 최원태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KT 위즈와의 4차전에서 15-4로 대승을 거두면서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남은 시리즈에서 1승만 더 추가하면 1990년, 1994년 이후 구단 역사상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다.

선발투수 김윤식의 호투와 김현수의 선제 투런포로 주도권을 잡은 LG는 2-0으로 앞선 5회초부터 4이닝 연속 득점으로 KT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승부의 추가 급격하게 LG 쪽으로 기울어졌다. 7회초 7득점, 8회초 3득점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7회초 8타자 연속 안타는 한국시리즈 최다 연속 타자 안타 신기록이었다.

타선의 폭발로 승기를 굳힌 LG는 고우석을 비롯해 필승조를 아낀 채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고, 7회 이후 백업 멤버와 추격조 등을 기용하는 모습이었다. 8회초 대타로 나온 '신인' 김범석이 안타를 치는 등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8회말 이후였다.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우찬이 ⅓이닝 2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나마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한 최동환이 ⅔이닝 1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급한 불을 껐다.

이우찬, 최동환 이외에도 점검 차원에서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또 있었다. 최원태였다. 2차전 선발이었던 최원태는 ⅓이닝 2피안타 2사사구 4실점으로 부진했고, 20구 투구 이후 이정용에게 마운드를 남겨줬다. 당시 염경엽 감독은 향후 최원태를 계속 선발로 기용할지 아니면 다른 방안을 택할지 고민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그리고 염 감독은 4차전에 앞서 "전날 경기(3차전) 승리로 계획이 바뀌었다"며 최원태를 6차전에서 선발로 내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벤치는 최원태가 예정대로 6차전에 출격할 수 있을지 한 차례 체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15-3 12점 차 리드. 2차전에 비하면 상황 자체는 덜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최원태는 9회말 선두타자 조용호의 볼넷 이후 송민섭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무사 1·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신본기의 땅볼과 이호연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헌납했다. 대타 김준태의 3루수 땅볼로 추가 실점을 기록하진 않았지만, 벤치가 기대했던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최종 성적은 1이닝 무피안타 2사사구 1실점.



최원태는 7월 말 키움 히어로즈에서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우승청부사'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됐다. 당시 염경엽 감독은 "막힌 속이 뻥 뚤리는 느낌"이라며 '최원태 영입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렇다 할 활약 없이 부진에 허덕였다.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하면서 한국시리즈에서 2선발을 맡게 된 최원태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4차전 종료 이후 취재진으로부터 최원태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염경엽 감독은 "(컨디션을) 확인하기 위해 최원태를 던지게 한 것인데, 아직 밸런스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6차전에서 선발로 쓰는 건 부담스럽다. 안 써야 할 것 같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내용으로는 6차전까지 가게 된다면 선발투수로 누굴 낼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내일(12일) 충분히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원태에게 선발 중책을 맡기지 않겠다고 확실하게 못을 박은 것이다.

결국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최상의 시나리오는 단 하나, 4연승이다. 13일에 열릴 5차전 선발은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다. LG는 선발진의 한 축을 오랫동안 지켜왔던 에이스와 함께 우승을 확정하는 그림을 꿈꾼다. 5차전을 내주게 될 경우 셈법이 조금 복잡해진다. LG가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