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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마네, 서로를 싫어했다…피루미누 충격 고백 "둘의 프로정신 대단, 그래서 웃겼다"

기사입력 2023.11.11 09:30 / 기사수정 2023.11.11 10:09

이태승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2018/19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이 14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서 우승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로 축구계는 위르겐 클롭 감독의 전술과 공격 트리오인 이른바 '마누라' 라인을 꼽는다.

윙어 사디오 마네, 스트라이커 호베르투 피르미누, 그리고 킬러 모하메드 살라의 이름을 따 국내에 회자된 '마누라' 라인은 오랜시간 우승과 연이 없었던 리버풀에게 새로운 바람을 불어다주며 각종 대회를 휩쓰는 원동력이 됐다.

3명은 2017/18시즌부터 2020/21시즌까지 338골 137도움을 기록하는 전무후무한 공격조합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피르미누가 최근 출판한 자신의 자서전 '시 세노르(Si Senor): 리버풀에서의 나날들'에 의하면 마네와 살라의 사이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두 선수가 공개적으로 충돌을 일으킨 것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궈낸 후 맞이한 2019/2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번리전에서였다.

마네는 후반 40분 디보크 오리기와 교체된 후 벤치로 향하며 분노를 터뜨렸다. 팀원들은 물론 경기를 관람하던 관중들 시선이 모두 마네에게 쏟아졌다.

당시만 해도 직전 상황에서 살라가 마네에게 패스하지 않고 무리하게 슛을 시도한 것이 이유로 분석됐다. 피르미누의 자서전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었다. "살라는 언제나 패스를 해야할 상황에서 패스하지 않아 동료들을 자주 언짢게 했다"는 게 피르미누의 뒤늦은 고백이다.




영국 매체 '미러'는 "(이전 시즌인 2018/19시즌에서도) 살라와 마네의 득점 경쟁은 계속 됐다"며 "클롭 또한 마네와 살라를 공존시키는 것을 어려워했다"고 했다. 피르미누에 따르면 클롭은 언제나 선수들에게 "동료가 더 좋은 위치에 있었다면 패스하라"고 강조했으며 이는 분위기상 살라를 '저격'하는 듯한 지시에 가까웠다고 한다. 

특히 2018/19시즌엔 두 선수 모두 득점왕 경쟁을 펼쳤기 때문에 마네와 살라의 오해가 컸다. 결국 마네와 살라는 당시 아스널의 해결사로 이름값을 드높이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과 득점 동률(22골)을 이루며 트로피를 3등분했다.




피르미누는 "마네는 살라와의 동행에 껄끄러움을 자주 드러냈다"며 "살라가 패스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고 했다. 이렇다보니 피르미누의 임무는 두 선수 사이를 중재하는 것이었다. 피르미누는 "타오르는 불에 물을 부어야지 기름을 부어선 안 됐다"고 회상하며 당시의 험악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마누라' 라인만 이런 불편한 기류를 느낀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피르미누는 "리버풀 선수들 모두가 마네와 살라의 기싸움을 느낄 수 있었다. 분위기가 무거웠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리버풀 구단 공식 SNS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번리전 후 피르미누는 언짢은 표정의 살라와 화가 난 마네 사이에 껴서 카메라를 쳐다보며 '웃참'하는 듯한 모습이 찍혔다. 피르미누는 마네의 분노가 매우 웃긴 모양새였다. 리버풀 공식 계정 또한 해당 영상에 "피르미누 얼굴을 보라"며 글을 적었다.

피르미누는 이에 대해서도 해명을 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당시 내가 왜 저런 표정을 지었는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상황이 웃을 만 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불화가 있었음에도 3명의 공격수는 2010년대 후반과 2020년대 초반을 호령한 공격 조합으로 약 3년간 더 이름을 날렸다. 이에 대해 피르미누는 "살라와 마네는 절친은 아니었다. 그러나 똘똘 뭉친 프로 정신으로 행동했다"며 두 선수가 승리 앞에선 모든 감정 잊고 노력했다는 점을 알렸다.




3명의 '불편하지만 영광스러운 동행'은 리버풀에 사상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이자 30년 만의 1부리그 우승, 14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FA컵 우승 등 다양한 대회 트로피를 안겨줬다.

마네가 2021/22시즌 종료 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며 '마누라' 라인은 해체됐다. 마네는 지난 여름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다시 이적했다. 남은 '누라' 중에서 지난 2022/23시즌 종료 후 피르미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아흘리로 합류, 이제 리버풀엔 살라만 남게 됐다. 그런데 살라는 사우디 알 이티하드 러브콜을 받는 중이어서 3명이 사우디에서 서로 적으로 만나는 그림도 가능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미러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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