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역대급 시즌 초반 성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은 냉정함을 유지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7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는 토트넘의 무패행진에 연연하지 않았다"라면서 "크리스털 팰리스를 꺾으면 승점 5점 차 1위가 될 기회가 있음에도 내년 5월까지 우승에 데해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최근 포스테코글루의 인터뷰 내용을 조명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최근 10년간 가장 안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경질되고 크리스타안 스텔리니, 라이언 메이슨 등 2번의 감독 대행 체제를 거친 끝에 리그 8위로 시즌을 마쳤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에서 일찌감치 탈락했고, 국내 컵 대회도 모두 탈락하며 또다시 무관에 그쳤다.
토트넘은 스코틀랜드 리그 명문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새 감독으로 임명하며 변화를 꾀했다. 주포 해리 케인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시킨 대신 보강이 필요했던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하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지금까지 행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토트넘은 개막전에서 브렌트퍼드와 2-2로 비기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7승1무를 기록, 프리미어리그 단독 선두를 기록 중이다. 이 과정에서 빅6 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리버풀을 상대로 2승1무 무패를 거뒀다. 지금까지 빅6와의 맞대결에서 열세를 보이면서 우승경쟁에서 밀려났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기록도 새로 작성했다. 새 감독 부임 후 초반 9경기에서 승점 23점을 기록한 건 포스테코글루가 최초다. 과거 2008/09시즌 첼시에 소방수로 부임해 9경기 7승1무1패, 승점 22점을 얻은 거스 히딩크와 1992/93시즌 노리치 시티에서 역시 7승1무1패를 기록한 마이크 워커 감독을 뛰어넘었다. 그만큼 포스테코글루의 초반 성적은 프리미어리그 역대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트넘은 오는 28일 오전 4시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을 떠나 리그 10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다른 경기 결과에 따라 2위 맨체스터 시티, 3위 아스널과의 격차를 5점까지 벌릴 수 있다. 우승경쟁에서 치고 나가게 되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벌써부터 토트넘의 리그 우승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일부 전문가들도 시즌 초반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토트넘의 리그 우승이 실현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팰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는 "우리가 36, 37라운드쯤에 이 위치에 있었다면 우승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갈 길이 멀다. 어떤 감독도 10월, 11월에 우승 가능성을 논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직 모든 면에서 발전하고 성장해야 하다"며 토트넘이 아직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성공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다. 내가 성공을 거뒀던 곳 대부분은 오랜 기간 동안 성공과 멀어졌던 곳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다. 그런 곳에서는 사람들이 성공을 즐기는 것을 볼 수 있고,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난 내가 하는 일이 좋다"고 토트넘에서도 꼭 성공을 거부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감독직을 오래 유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는 "로이 호지슨 팰리스 감독처럼 76세까지 감독직을 이어가진 않을 것이다. 그리스 섬 어딘가에서 전 세계 축구 경기를 보지 않을까 싶다"며 "경기를 보고 약간의 분석을 하며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 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사진=EPA, PA Wire/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