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슈퍼스타 네이마르(알힐랄)가 또 부상 악재를 만나 들것에 실려나간 가운데 그가 뛰는 브라질 축구대표팀도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처음으로 패했다.
브라질은 18일(한국시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에스타디오 센테나리오에서 열린 2026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4차전에서 홈팀 우루과이에 전후반 각각 한 골씩 얻어맞고 0-2로 무너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브라질은 지난달 남미예선 1~2차전에서 연승을 챙겼으나 이달 들어선 지난 14일 베네수엘라를 홈으로 불러들여 1-1로 비기더니 이날 우루과이 원정에서 패함에 따라 2승 1무 1패(승점 7)를 기록하게 됐다.
브라질은 역시 승점 7을 찍은 우루과이와 승점에서 동률이 됐고 득실차에서도 +3으로 같았으나 다득점에서 뒤져 3위에 자리하게 됐다.
이날 두 팀 경기에선 브라질의 완패도 화제였지만 네이마르의 부상에 따른 교체아웃이 가장 큰 이슈였다. 네이마르는 전반 종료 직전 볼을 몰고 가다가 상대 선수와의 경합에서 부딪혔고 이후 그라운드에 발을 디뎠으나 휘청이며 넘어졌다.
통증을 호소한 네이마르는 손으로 땅을 치며 괴로워했다. 결국 들것에 실려나갔는데 실려나갈 땐 눈물을 가리는 듯 손으로 눈 바로 위 이마를 감쌌다. 이탈리아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네이마르가 얼굴에 손을 올려두고 울음을 터뜨렸다"며 "네이마르의 부상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전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큰 부상을 입고 수술대에 오르는 등 네이마르는 발목 부상으로 커리어 내내 시달림을 받는 중이다. 네이마르는 2월에 열렸던 2022/23시즌 리그1 24라운드 LOSC 릴과의 홈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입어 들것에 실려 나갔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랐지만 진단 결과, 오른쪽 발목 인대가 손상돼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경기장에 복귀하려면 3~4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네이마르는 결국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부상을 입기 전까지 18골 17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었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더 컸다.
지난해엔 카타르 월드컵에서 수난을 겪었다. 조별리그 1차전 스위스와 첫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2~3차전을 통째로 쉬며 재활에 집중한 것이다. 한국과 16강전에 나서 두 골을 넣는 등 맹활약했으나 크로아티아와의 8강전에서 부진했고 브라질도 졸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그의 부상이 큰 화제였다. 조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네이마르와 브라질은 승승장구했으나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척추 골절상을 입어 대회 아웃 판정을 받은 것은 물론 장기간 결장해야했다. "축구 선수 인생이 끝났다"는 평가를 들을만큼 심각한 부상이기도 했다.
네이마르의 이번 우루과이전 부상은 자신이 과거 다쳤을 때 얼굴을 감싸쥐는 등 큰 부상으로 이어졌을 때와 반응이 똑같다. 네이마르 스스로 가벼운 부상이 아니었음을 직감했을 가능성이 높다. 네이마르는 지난 8월 PSG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로 이적했다. 2년 계약에 연봉이 8000만 달러(1100억원), 부가 수입이 3200만 달러(450억원)에 이르는 '메가 딜'이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1부리그 3경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경기 등 알힐랄에서 불과 5경기만 뛰고 다쳐 소속팀도 당황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마르는 지난 14일 베네수엘라전 직전엔 당시 경기 장소인 쿠이아바 내 브라질 대표팀 숙소로 여성 인플루언서들을 불러 히샤를리송(토트넘), 비니시우스(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파티를 즐겼다는 의혹에 휩싸여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어 이번 부상으로 당분간 브라질 대표팀에서 아예 못 볼 가능성이 커졌다.
네이마르가 사라지면서 브라질은 공격수들이 우왕좌왕하며 홈팀에 0-2로 졌다. 우루과이는 전반 42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서 뛰는 우루과이 스트라이커 다르윈 누녜스가 머리받기로 선제 결승포를 뽑아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네이마르를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에서 뛰는 공격수 히샤를리송으로 교체한 브라질은 이후 좀처럼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했고, 후반 32분 아르헨티나 리버 플레이트에서 뛰는 홈팀 미드필더 니콜라스 데라크루스에 추가골까지 얻어맞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브라질은 다음 달 콜롬비아와 원정 경기를 치른 뒤 홈에서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챔피언이자 남미 라이벌 아르헨티나와 격돌하는데 공격 중심축 네이마르가 빠짐에 따라 자칫하면 중위권으로 추락할 수도 있는 위기에 놓였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엔 총 10개국이 참가하는 가운데 6.33장의 본선 티켓이 주어졌다. 이번 월드컵 본선부터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50% 증가함에 따라 남미에 배정된 티켓도 기존 4.5장에서 2장 가까이 늘어났다.
브라질은 휘청거렸지만 라이벌 아르헨티나는 승승장구했다.
아르헨티나는 페루 리마에서 열린 남미 예선 4차전에서 간판 스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전반에만 두 골을 폭발한 끝에 2-0 완승을 챙겼다.
메시는 전반 32분 니콜라스 곤살레스(피오렌티나)의 패스를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받자마자 반박자 빠른 왼발슛으로 연결해 홈팀 골문을 흔들었다. 이어 10분 뒤인 전반 42분엔 첼시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컷백 패스한 것을 동료 선수가 흘려주자 왼발로 때려넣어 이날 경기 멀티골을 완성했다. 이날 두 골로 메시는 A매치 통산 178경기 107골을 기록하게 됐다. 아르헨티나는 4연승을 내달리며 남미 예선 1위를 굳게 지켰다.
남미에서 유일하게 월드컵 본선에 오른 적이 없는 베네수엘라는 홈에서 난적 칠레를 3-0으로 완파하며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키웠다. 베네수엘라는 마투린에 위치한 모뉴멘탈 경기에서 벌어진 칠레전에서 전반 추가시간 예페르손 소텔도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스타 플레이어 살로몬 론돈, 스페인 카디스에서 뛰는 다르윈 마치스가 후반 연속골을 작렬시켜 3골 차 쾌승을 일궈냈다.
승점 7이 된 베네수엘라는 우루과이, 브라질에 승점과 득실차가 같지만 다득점에서 뒤져 4위에 올랐다.
한편, 파라과이는 홈에서 볼리비아를 1-0으로 눌러 이번 예선 첫 승을 챙겼다. 에콰도르와 콜롬비아는 0-0으로 비겼다. 2승 2패(승점 6)인 콜롬비아가 4위, 승점 4인 에콰도르가 6위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