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마인드가 훌륭하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은 1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1라운드 한국전력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7 23-25 25-21 26-24 15-11)로 리버스 스윕승을 거머쥐었다. 시즌 첫 경기에서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세터 황승빈이 선수들을 이끌었다. 총 세트 95개를 시도해 56개를 성공시키며 세트성공률 58.95%를 찍었다. 상대 블로킹이 1명도 없을 때 세트성공률 100%(성공 2개/시도 2개·점유율 2.11%), 1명일 때 성공률 50%(성공 9개/시도 18개·점유율 18.95%), 2명일 때 성공률 59.46%(성공 44개/시도 74개·점유율 77.89%), 3명일 때 성공률 100%(성공 1개/시도 1개·점유율 1.05%)를 기록했다.
황승빈에 의한 공격 시도 분포를 보면 퀵오픈이 41.1%로 가장 많았다. 후위공격이 25.3%, 오픈이 22.1%, 속공이 11.6%였다. 한국전력은 퀵오픈 43.6%, 속공 24.5%, 오픈 19.1%, 후위공격 12.7% 순이었다.
직접 득점에 가담하기도 했다. 황승빈은 블로킹 3개 포함 4득점을 올렸다. 디그는 11개를 시도해 8개를 성공으로 연결했다. 팀 내 2위다.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첫 승을 거뒀다. 황승빈은 2014~2015시즌 대한항공에서 데뷔했다. 2021~2022시즌 삼성화재, 2022~2023시즌 우리카드를 거쳤다. 지난 5월 트레이드를 통해 KB손해보험에 둥지를 틀었다. 아웃사이드 히터 한성정이 우리카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황승빈은 "새로운 팀에서 첫 경기라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 강했다. 며칠 전부터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경기에 들어가며 최대한 부담을 갖지 않으려 했다"며 "막바지로 갈수록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경기였지만 모든 선수가 잘 도와줘 첫 시작을 산뜻하게 했다.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상대 블로커를 보고 경기를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우리 공격수들이 공을 잘 때릴 수 있는 타이밍과 높이를 계속해서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생각만 했다. 끝날 때까지 그랬다"며 "여유가 있다면 블로킹을 피할 수 있는 쪽으로 공을 올려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은 이날 리시브 불안으로 고전했다. 팀 리시브 효율 29.67%에 그쳤다. 한국전력의 51.69%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았다. 황승빈은 "리시브가 흔들릴 때 거기에 맞춰서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도 좋은 세트를 하고, 가장 적절한 곳으로 공을 배분하는 게 세터의 역할이다"고 힘줘 말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황승빈에게 합격점을 줬다. 황승빈과 아포짓 스파이커 외인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 아웃사이드 히터 황경민 등의 호흡이 좋아 공격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한국전력전서 비예나는 41득점(공격성공률 55.36%)과 함께 트리플크라운(한 경기 서브·블로킹·후위공격 각 3개 이상 성공)을 달성했다. 황경민은 20득점(공격성공률 62.50%)을 지원했다.
황승빈은 "(황)경민이와는 삼성화재 시절에도 호흡이 괜찮았다. KB손해보험에 와서도 잘 맞출 자신 있었다"며 "훈련부터 실전까지 계속 잘 되는 듯하다. 경민이가 잘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예나는 공을 가리지 않고 다 때려주는 공격수다. 어느 세터가 와도 비예나에게는 마음 편히 세트할 수 있다. 세터에겐 듬직한 무기가 되는 선수다"고 전했다. 이에 비예나는 "세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는 스타일이다. 황승빈은 똑똑하고 나와 마음도 잘 통한다. 소중한 세터다"고 화답했다.
아시아쿼터 외인 아웃사이드 히터 리우훙민과도 손발을 맞추고 있다. 리우훙민은 한국전력전서 블로킹 1개 포함 9득점(공격성공률 42.11%)을 만들었다.
황승빈은 "배구 센스가 정말 좋고 기본기가 탄탄하다. 1세트부터 5세트까지, 0점에서 25점까지 일정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안정적인 선수다"며 "공격력이 아쉽다고 보실 수도 있지만 상대 팀이나 블로킹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아직 나와 오래 훈련한 것은 아니라 앞으로 더 좋은 공격력을 보여줄 듯하다. 단단한 선수다"고 표현했다.
KB손해보험의 앞날이 밝아 보인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