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 허훈이 '숙적' 일본에게 패한 후 침통한 심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농구 남자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일본에게 77-83으로 패했다. 일본에게 패한 한국은 8강까지 가는 길이 험난해졌다.
앞서 인도네시아를 95-55, 카타르를 76-64로 꺾으며 조별리그 2승을 거둔 한국은 토너먼트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일본에게 발목을 잡히며 8강으로 직행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일본에게 조 1위를 내준 한국은 D조 2위가 되면서 10월 2일 진행되는 C조 3위와의 12강 토너먼트에서 8강 진출을 놓고 다퉈야 한다.
이날 한국은 일본에게 3점슛만 17방을 허용하며 고전했다. 1쿼터부터 외곽을 활용한 일본의 공격이 거셌지만 경기가 끝나도록 일본을 묶지 못했다. 허훈이 3점슛 6개 포함 24득점으로 분투했으나 일본에게 공수에서 밀리며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윤기와 라건아, 전성현이 나란히 12점을 기록했다.
허훈과 이우석, 양홍석, 라건아, 이승현으로 시작한 1쿼터, 한국은 일본에게 먼저 13점을 내주며 막혔다. 사이토 타쿠미의 득점 후 일본이 연속 외곽슛으로 달아났고, 이마무라 케이타의 연속 득점이 터졌다. 한국은 허훈이 첫 득점을 신고, 라건아의 득점과 허훈과 전성현의 3점슛으로 따라붙었다. 한국은 17-20, 3점 차까지 점수를 좁혔으나 27초를 남기고 사토 타쿠마에게 외곽슛을 허용하며 17-23으로 1쿼터 종료.
2쿼터에는 이우석의 득점으로 시작했으나 일본이 연속 외곽슛을 성공시켜 29-19, 10점 차로 한국을 따돌렸다. 이후 한국의 슛이 좀처럼 들어가지 않았고, 24-35에서 허훈이 3점슛으로 맞불을 놨다. 이후 라건아의 자유투로 점수를 추가해 37-30. 하지만 일본이 계속해서 한국의 빈틈을 노려 3점슛을 성공시키며 달아났다. 한국은 김선형의 3점슛을 끝으로 2쿼터를 37-43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3쿼터 사이드에서 꽂은 하윤기의 득점과 자유투로 차근차근 추격했다. 전성현의 외곽슛 성공 이후 허훈의 돌파와 하윤기의 마무리로 점수는 46-48. 이어 라건아의 골밑 득점으로 48-48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계속해 공격 리바운드를 내주면서 일본에게 다시 리드를 내줬다.
한국은 하윤기의 득점으로 따라붙었지만 일본에게 쉽게 외곽을 허용해 다시 점수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53-61에서 시작한 4쿼터, 한국은 이승현의 연속 득점으로 점수를 좁혔다. 턴오버로 일본에게 공격 기회를 넘긴 한국은 허훈의 연속 3점슛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고, 65-66, 1점 차를 만들었다. 하지만 리드를 가져오기가 어려웠다. 일본은 타쿠미의 외곽을 앞세워 도망갔고, 한국은 4쿼터 막판 슛 시도가 계속해서 불발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허훈의 3점슛으로 74-79, 경기 종료까지 1분이 남은 상황. 일본이 아카호 라이타의 3점슛이 나오며 점수는 다시 벌어졌다. 허훈이 다시 3점슛을 꽂아 넣어 끝까지 따라붙었으나, 일본의 자유투로 77-83이 됐고, 허훈의 3점슛이 불발되며 결국 아쉬운 패배로 경기를 끝내야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인터뷰에서 허훈은 "오늘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선수로서 실망스럽고,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 기분은 안 좋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니까 12강, 8강 열심히 해서 무조건 결승까지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허훈은 "솔직히 3개월간 준비하면서 선수들이 좀 더 단단히 마음을 먹고, 모든 것을 걸고 해야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매우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이기는 것이 요행을 바라는 것 같다"고 자책했다.
이어 허훈은 "경기에서 진 것은 선수 탓이기는 한데, 선수들이 앞으로도 국가대표 경기가 있는데 준비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성현 역시 "오늘은 평가할 것도 없고, 졌기 때문에 말할 것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진=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