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마르크 쿠쿠렐라가 기존 포지션이 아닌 다른 포지션으로 출전한 후 활약해 첼시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좌측 풀백인 쿠쿠렐라는 지난 2021/22 시즌 브라이턴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이후 2022/23 시즌을 앞두고 6500만 파운드(약 1070억원)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첼시에 합류했다. 쿠쿠렐라는 브라이턴 당시 보여준 엄청난 활동량과 빠른 발, 공격에서의 날카로운 크로스 등으로 인해 첼시에서도 맹활약할 것이라고 기대받았다.
하지만 그는 첼시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22/23 시즌 당시 리그 21경기에 선발 출전했던 쿠쿠렐라는 부상과 부진을 반복하며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첼시의 지휘봉을 잡고 리바이 콜윌과 벤 칠웰을 활용할 계획을 시즌 초반부터 추구하며 완전히 팀 계획에서 배제됐다.
올 시즌 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쿠쿠렐라는 결국 이번 여름 이적시장 당시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임대 가능성 등 이적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왼쪽 풀백 보강을 원하는 레알 마드리드가 그를 노릴 수 있다는 소식까지 잇달았다.
이런 상황에서 쿠쿠렐라가 첼시에서의 경력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등장했다. 다만 그의 본 포지션인 왼쪽 풀백이 아닌 오른쪽 풀백 자리에서의 활약이 주목받았다.
영국 매체 더선은 28일(한국시간) "첼시 팬들은 포체티노의 전술적 조정으로 쿠쿠렐라가 부활하자, 그가 잘못된 위치에서 플레이했다고 깨달았다"라고 보도했다.
쿠쿠렐라는 28일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23/24 시즌 카라바오컵(EFL컵) 3라운드 첼시와 브라이턴 경기에 출전했는데, 포체티노 감독은 말로 귀스토의 퇴장 징계, 트레보 찰로바와 리스 제임스의 부상으로 기용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해 쿠쿠렐라를 본래 포지션이 아닌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했다.
포체티노의 해당 선택은 첼시에게 최고의 한 수가 됐다. 쿠쿠렐라는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롱패스 성공률 80%, 태클 성공 6회, 공 소유권 회복 3회, 볼 경합 성공 13회 등 수비에서 단단한 모습과 함께 공격 가담도 선보였다. 특히 해당 위치에서 맞붙은 미토마 가오루를 완전히 틀어막았는데, 미토마는 이날 경기에서 슈팅을 단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했다.
더선은 "포체티노는 쿠쿠렐라를 우측 풀백으로 시험했고, 그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는 미토마 가오루와 주앙 페드로를 잘 막으며, 첼시가 리그컵 4라운드에 진출하는 데 공헌했다. 팬들은 그의 퍼포먼스에 놀랐고, 칭찬을 선물했다"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포지션 변화는 과거에도 선수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경우가 있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과거 우측 풀백으로 활약하던 주앙 칸셀루를 왼쪽으로 위치시키며 인버티드 풀백 역할로 활용했고, 칸셀루는 포지션 변화 이후 세계적인 수비수로 성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첼시 팬들은 쿠쿠렐라의 활약을 보고 "우리에게 새로운 우측 풀백이 생겼다. 새로운 역할에 온 것을 환영한다", "마토마와 주앙 페드로가 주머니에 갇혔다. 정말 놀라운 포지션 변화다", "우측 풀백으로 그렇게 잘 뛰는 모습은 기대하지 못했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쿠쿠렐라는 귀스토가 퇴장 징계에서 복귀하기 전까지 남은 리그 풀럼전과 번리전에는 주전 우측 풀백으로 나설 것이 유력해 보인다.
새로운 포지션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다시금 첼시 경력의 전환기를 준비하는 쿠쿠렐라가 첼시 반등의 주역으로 꼽히게 될지도 큰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