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진화, 나승우 기자) 황선홍호 에이스 이강인이 첫 선발 경기에서 활약이 "부족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제일 중요한 건 팀 목표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개인보다 팀 성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중국 진화에 위치한 진화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최종전서 이한범, 백승호, 고영준의 연속골로 바레인을 3-0으로 꺾었다. 이미 1, 2차전 대승으로 조 1위와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던 대표팀은 최종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조별리그 일정을 3연승, 16득점 무실점으로 마쳤다. 16강에서는 F조 2위 키르기스스탄과 맞붙는다.
바레인전 최대 관심사는 에이스 이강인의 출전 여부였다. 대표팀이 조기에 16강 진출을 확정한 만큼 바레인전에서 다양한 실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고, 이강인도 짧게 출전할 것으로 보였다. 단지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당한 부상 여파와 파리부터 항저우까지 장거리 여행으로 인한 피로 누적으로 선발이 아닌 후반 교체 출전이 유력해 보였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황선홍 감독은 과감히 이강인을 선발 출격시켰다. 이강인은 작년 6월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한일전 이후 1년 3개월 만에 황선홍호 복귀전을 치렀다. 4-2-3-1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위치와 역할에 제한되지 않는 프리롤을 부여받아 경기장 이곳 저곳을 누볐다. 중앙에 있다가 측면에서 번뜩일 때도 있었고,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 볼 순환을 돕더니 최전방으로 침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개인 활약상은 빛났다. 그러나 팀적으로는 많이 부족했다. 이강인은 전반 36분을 뛰고 고영준과 교체돼 물러났다. 짧은 시간 동안 특유의 드리블과 정교하고 날카로운 왼발 킥을 보여주며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강인이 바디 페인팅으로 수비를 벗겨낼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장면들이 결과로 이어지지 못한 건 아쉬웠다. 이강인이 상대를 제치고 패스를 공급하면 리턴 패스가 돌아오지 않거나 다음 공격 작업으로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았다. 아직까지 동료들과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전반전 내내 많은 기회를 잡았으나 대표팀은 바레인의 밀집 수비에 고전하면서 전반전을 무득점으로 마쳤다. 전반전 무득점은 이번 대회 처음이다. 1차전서 전반 3분, 2차전서 전반 15분 만에 득점이 나온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아쉬웠던 경기력이었다.
대표팀은 이강인이 빠진 후반전에 3골을 몰아치며 아직까지 이강인 활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토너먼트를 앞두고 얼마나 빨리 이 부분을 해결하느냐가 중요하게 됐다.
이강인도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교체 아웃될 때 1만9000명의 관중들이 박수를 치며 격려를 보냈지만 이강인의 얼굴은 만족하지 못한 듯 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강인은 자신의 경기력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황선홍호 첫 경기를 치른 소감에 대해 "너무 재밌는 경기였던 것 같다"고 밝힌 이강인은 "선수들과 처음 호흡을 맞춰봤는데 아직 더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경기력 자체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별 생각 없다"고 말한 이강인은 개인보다 팀 성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내가 못 해도 제일 중요한 건 모두가 한 팀이 돼 한 목표를 다 같이 바라보고 가는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팀이 목표로 가는 데까지 최대한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개인의 활약보다는 팀 목표에 맞춰가겠다고 밝혔다.
황선홍호의 이번 대회 목표는 금메달이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최초 3연패에 도전한다. 16강 상대는 F조 2위로 올라온 키르기스스탄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지면 탈락인 토너먼트를 앞두고 황선홍호에 전격 합류한 이강인이 선수단과 융화돼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많은 기대를 모은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