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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만 45분씩 바뀌네'…김민재, 보훔전 풀타임+철벽수비 맹활약→'주전 경쟁' 독주+뮌헨 7-0 대승

기사입력 2023.09.24 07:00

이현석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의 파트너들은 풀타임을 좀처럼 소화하지 못하고 있지만, 김민재는 투헬 감독이 90분을 믿고 맡길 선수로 이미 자리 잡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23일 (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시즌 분데스리가 5라운드 보훔과의 경기에서 7-0으로 승리했다.

이번 보훔전 승리로 뮌헨(4승 1무, 승점 13)은 기존 선두였던 레버쿠젠(승점 10)이 아직 한 경기 덜 치른 틈을 타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보훔(3무 2패, 승점 3)은 뮌헨을 상대로 대패하며, 강등권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 시즌 리그 첫 승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또한 뮌헨은 지난 시즌 보훔과의 첫 맞대결에서도 7-0 승리를 거뒀는데 이번 시즌에도 다시 한번 보훔을 크게 꺾었다.




뮌헨은 전반 4분 만에 에릭 막심 추포-모팅이 코망의 크로스를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고, 전반 13분에는 해리 케인이 추가골을 터트렸다. 전반 29분에는 마티아스 더 리흐트의 헤더 득점, 전반 38분에는 사네의 감각적인 슈팅까지 보훔 골망을 가르며 4골 차로 앞서 나갔다.

후반에도 공격을 몰아붙였다. 후반 9분 케인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뮌헨은 교체 투입된 마티스 텔이 6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2골을 기록하며 해트트릭을 위해 분전하던 케인이 후반 43분 마즈라위의 크로스를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상대 골키퍼와 골대 사이를 가르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결국 뮌헨은 7골 차 대승을 거두며 최근 상승세와 리그 무패 기록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에서 투헬 감독이 선택한 선발 명단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자말 무시알라를 대신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에릭 막심 추포-모팅도, 3선으로 돌아온 콘라트 라이머도 아니었다. 기존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여겨졌던 다욧 우파메카노 대신 선발로 나선 마티아스 더 리흐트였다. 

더 리흐트는 최근 주전 입지가 흔들리며 그의 심경에 많은 관심이 쏠렸었다. 당초 세계적인 수비수로 이름을 날린 더 리흐트와 달리 우파메카노는 지난 시즌 뮌헨의 중요한 순간마다 실수를 연발하며 김민재 영입 이후에는 벤치에 앉게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프리시즌 초반까지도 더 리흐트의 주전 가능성이 우세했다. 우파메카노는 프리시즌 당시 뮌헨과 맨체스터 시티의 친선 경기에 선발 출전했는데 당시 상대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하며 뮌헨이 실점을 허용하는데 빌미를 여러 차례 제공했다. 실점으로 이어진 실수 외에도 뮌헨 팬들을 불안하게 하는 모습을 자주 연발한 우파메카노는 당연히 교체 자원으로 밀릴 듯 보였다. 

다만 우파메카노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주전 경쟁을 받아들인다. 난 내 자리를 위해 싸울 준비가 됐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개막 후 더 리흐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활약했다. 





결국 개막 이후 확고한 주전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경기에 나서서 좋은 활약을 펼치자 토마스 투헬 감독의 생각도 바뀌었다. 투헬 감독은 개막전 베르더 브레멘전부터 직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까지 김민재, 우파메카노를 주전 센터백으로 낙점하며 꾸준히 두 선수를 선발 명단에 올려놓았다. 

계속된 교체 출전에 이어 지난 맨유전에서는 벤치만 지킨 더 리흐트는 이후 독일 매체를 통해 "더 리흐트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 시즌 초에는 부상 회복 중이었기에 이해할 수 있었지만, 다시 건강해졌음에도 여전히 선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다"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교체 자원으로 전락한 상황에 낙담 중이라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투헬은 이런 소식에도 불구하고 보훔전 사전 기자회견에서는 "센터백에는 자주 변화를 주지 않는다. 나는 매일 모든 선수와 이야기를 나눈다. 더 리흐트는 100% 출전할 자격이 있다. 그는 좋은 컨디션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출전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는 팀 플레이어다"라며 팀을 위해 더 리흐트가 교체 자원 자리를 감수할 것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는데, 선발 명단에서는 우파메카노 대신 더 리흐트를 올려 놓으면 팬들을 놀라게 했다. 




더 리흐트는 투헬의 선택에 보답했다. 더 리흐트는 1골과 더불어 패스 성공률 90%, 태클 성공률 100%, 클리어링 4회, 볼 경합 성공 5회 등 오랜만에 선발 출전에도 확실한 수비 실력을 과시했다. 

다만 투헬은 더 리흐트의 활약에도 그를 오랜 시간 기용하는 대신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우파메카노를 바꿨다. 마치 김민재에게 더 어울리는 파트너를 찾는 듯이 보훔전 전반과 후반 다른 센터백을 각각 기용하며 김민재와의 호흡을 점검하는 듯 보였다. 더 리흐트의 이번 선발 출전으로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는 당분간 꾸준히 경쟁 체제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민재는 투헬 감독이 애정을 드러낸 만큼 가장 뛰어난 활약과 함께 주전으로서의 공고한 입지도 다시 확인시켰다. 

김민재는 보훔전에서 공중볼 경합과 상대 공격 상황에서의 패스 차단, 공격수의 전진 차단 등 필요한 수비적인 역할을 적재적소에 맞춰서 하며 뮌헨이 경기 내내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게 도왔다. 

수치에서도 김민재는 태클 성공률 100%, 클리어링 10회, 인터셉트 2회, 공 소유권 회복 4회, 공중 볼 경합 성공 8회, 공중볼 경합 성공률 88%로 압도적인 수비 지표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김민재의 활약은 평점으로도 알 수 있었다. 뮌헨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한 것은 단연 케인이었다. 케인은 이날 경기에서 무려 3골, 2도움을 적립하며 뮌헨 이적 이후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케인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3골, 2도움과 더불어 기회 창출 3회, 유효 슈팅 4회, 드리블 성공 2회, 정확한 크로스 1회, 롱패스 성공률 75%, 볼 경합 성공 3회 등 공격에서의 다재다능함을 뮌헨 팬들 앞에서 제대로 보여줬다. 

엄청난 활약에 힘입어 케인은 풋몹 기준 평점 9.8점, 소파스코어 기준 평점 10점을 기록하며 각종 통계매체들의 경기 최우수 선수로 꼽혔다. 

반면 김민재는 축구통계매체 풋몹(Futmob) 기준 평점 8.0을 기록했는데, 이는 평점 6.4를 기록한 울라이히를 제외한 선수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다만 득점을 기록한 더 리흐트와 공격에서 활약했던 데이비스 등 수비진에 다른 선수들도 평점 8.0을 기록했고, 이날 경기 수비에서 딱히 위협적인 장면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훔 선수 중 단 한 명도 평점 7.0점을 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뮌헨이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고, 김민재도 이에 어울리는 활약을 함께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도 김민재를 7.7점으로 평가했으며, 득점을 기록한 더 리흐트와 도움을 기록한 마즈라위가 평점은 더 높았지만, 데이비스, 라이머, 추포-모팅 등은 전방에서 활약했음에도 김민재보다 낮은 평점을 기록했다. 





다만 김민재는 투헬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시즌 개막부터 현재까지 줄곧 선발로 나서고 있지만, 올 시즌 트레블(3관왕)에 도전하는 뮌헨이기에 시즌 막판까지 김민재의 경기력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김민재가 매 경기 풀타임으로 나서기보다는 약간의 관리도 필요할 전망이다. 

뮌헨은 이날 보훔과의 경기 이후 오는 27일에는 DFB(독일축구연맹) 포칼컵 1라운드 프로이센 뮌스터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프로이센 뮌스터는 리가 3에 위치한 팀으로 뮌헨에 비해 전력이 크게 떨어지는 약팀이다.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깊게 신뢰하기에 프로이센 뮌스터와의 경기에도 선발로 출전시킬 가능성도 있지만, 이후 RB 라이프치히라는 까다로운 팀과 리그 일정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프로이센 뮌스터전은 김민재가 결장하고,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 두 선수가 주전 센터백으로 나설 확률도 높다. 만약 두 선수가 주전 센터백으로 나서더라도 김민재의 주전 입지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뮌헨의 시즌 초반 상승세와 함께 확고한 주전 김민재와 함께할 센터백 파트너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김민재의 주전 입지는 이번 보훔전 활약으로 더욱 공고해져 당분간은 투헬 감독의 사랑을 독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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