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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만의 등판→2이닝도 못 던지고 교체…'이의리 부진'에 KIA+대표팀 모두 '비상'

기사입력 2023.09.22 06:50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12일 만에 마운드에 선 KIA 타이거즈의 '좌완 영건' 이의리가 2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소속팀 KIA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인 야구대표팀도 걱정이 더 커졌다.

이의리는 2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1⅓이닝 2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팀도 8-14로 패배하면서 7연패 수렁에 빠졌다.

앞서 이의리는 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4⅓이닝 기록한 뒤 왼손 중지 굳은살이 벗겨지면서 더 이상 투구를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 김대유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의리는 열흘간 회복 과정을 밟았고,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전 마지막 선발 등판에 나섰다. 특히 이날 경기장에는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직접 방문해 이의리의 투구를 관찰했다. 6연패 탈출 도전이 걸린 소속팀뿐만 아니라 대표팀에게도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시작은 산뜻했다. 이의리는 1회말 한화의 테이블세터 이진영과 최인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30홈런 타자' 노시환도 삼구삼진 처리하면서 공 14개로 이닝을 마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의리는 2회말 선두타자 닉 윌리엄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데 이어 채은성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후속타자 김태연의 타석에서는 땅볼 유도까지 성공했으나 타구를 잡은 김도영이 조금 늦게 2루로 공을 뿌리면서 내야안타로 연결됐다. 그러면서 순식간에 모든 베이스가 꽉 들어찼다.

무사 만루를 맞이한 이의리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정은원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그 사이 3루주자 윌리엄스와 2루주자 채은성이 홈을 밟았다. 여기에 야수들도 이의리를 도와주지 못했다. 무사 1·3루에서 이도윤의 2루수 땅볼 때 3루주자 김태연은 홈을 밟았으나 1루주자 정은원이 포스아웃됐는데, 2루수의 송구를 받은 유격수 김규성이 악송구를 범하면서 타자주자의 추가 진루를 허용했다. 그 사이 이도윤은 2루를 돌아 3루에 안착했다.



이의리는 이어진 1사 3루에서 최재훈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결국 결단을 내린 KIA 벤치가 움직였다. 1사 1·3루에서 등판한 두 번째 투수 윤중현 역시 이진영의 유격수 직선타 이후 2사 1·3루에서 포수 김태군의 패스트볼(포일)과 안타로 승계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며 이의리의 실점은 더 불어났다. 올 시즌 이의리가 2이닝 이하를 소화한 건 이날 전까지 5월 25일 딱 한 차례뿐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상대팀과 장소가 모두 같았다.

결과도 결과이지만, 내용이 나빴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충분한 휴식으로 재정비를 가졌으나 구속도, 구위도 100%가 아니었다. 한창 좋았을 때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그러다 보면 자신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날 부상 이후 복귀전을 치른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 역시 2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5실점으로 기대 이하의 투구를 선보였다.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KIA로선 이대로라면 5강 경쟁에서 버티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자연스럽게 23일부터 소집 훈련을 시작하는 야구대표팀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24명 중 부상 혹은 부상에서 회복 단계이지만 대회 기간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된 2명에 대해 교체를 확정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외야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좌완투수 구창모(NC 다이노스) 대신 외야수 김성윤(삼성 라이온즈), 좌완투수 김영규(NC)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면서 KBO는 "전력강화위원회는 두 선수의 교체 외에, 다른 대표 선수 중 부상의 영향으로 경기력이 저하됐다고 판단 되는 경우에는 몸 상태를 면밀히 살펴 추가로 교체할 방침이다"고 추가 교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소집 직전에 사령탑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선수의 컨디션을 점검했다는 건 그만큼 이의리의 구위나 제구에 대표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훈련 시작까지 하루를 앞둔 대표팀이 이의리를 그대로 끌고 갈지, 아니면 대체 선수를 발탁할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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